[시론] 글로벌 HR포럼에 부쳐…'人政'에 대한 새로운 소통의 場

金信一 < 교육부총리 >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사람을 중히 여겨왔다.홍익인간,천지인 등 인간존중의 철학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정신 속에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높은 교육열과 이를 통해 배출된 수많은 인재들이 민족과 국가를 유지해 온 근간이 돼 왔으며 이러한 사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조선 후기의 뛰어난 실학자 혜강 최한기의 많은 저술 가운데 '인정(人政)'이 있다.인정은 요즘 말로 하면 인적자원정책쯤으로 해석될 것이다.

그는 국가나 가정의 다스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람이므로 사람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국가와 가정 경영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인정'은 크게 측인문(測人門),교인문(敎人門),선인문(選人門),용인문(用人門) 등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사람의 자질과 품성을 알아내는 '측인',각자에게 필요한 내용을 수준에 맞춰 가르치는 '교인',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선별하는 '선인',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용인'에 관한 이론서다.

인정의 각 부문은 제각기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서로 분리 독립된 것은 아니고 통합된 하나라고 강조한다.

그가 "사문(四門)은 일통(一通)"이라고 한 것이 그 뜻이다.그런데 최한기 선생이 그토록 오랜 세월을 인재양성의 지침서를 저술하는 데 매달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조선후기의 변화하는 사회경제적 상황에 비춰 과거제도를 비롯한 당대의 인재양성책을 혁신해 인재가 적재적소에 등용,배치되게 함으로써 사회전반의 문제를 혁파하고 급변하는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길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최한기 선생의 혜안과 노력은 창의적인 인재의 양성과 활용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지식정보화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삼 의미 있게 다가온다.

더욱이,국제화의 빠른 진전과 국가 간 빈번한 인력 이동으로 인해 인적자원개발 이슈가 국가 단위를 넘어서 국제적인 협력을 필요로 하는 지금의 상황에 더욱 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글로벌 상황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지구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공동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차세대 인재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취지에서 교육인적자원부,한국경제신문,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공동으로 '차세대를 위한 인적자원전략(HR Solutions for the Next Generation)'을 주제로 개최하는 '글로벌 인적자원 포럼 2007'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인적자원 분야의 다보스포럼을 지향하는 본 포럼에서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명인사의 기조강연을 필두로 해 대학,기업,정부 및 초국가의 관점에서 구성된 트랙별 세션과 국내외 저명인사가 함께하는 창의적인 대담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이를 통해 산업계에는 글로벌 기업의 고급인재 육성,관리,배치에 관한 전략적 노하우와 인재 활용의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학사회 구성원에게는 미래사회의 대학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안목을,학생에게는 글로벌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어떻게 하면 그런 인재가 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줄 것이다.

아울러 정부에도 국가 인재양성 전략의 좌표를 제시하고 국경을 초월한 인적자원 교류를 통한 상호이해 증진과 신뢰구축의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최한기 선생의 '측인,교인,선인,용인'에 관한 인식을 시ㆍ공간적으로 확대해 보면 오늘날에도 그 유용성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도 선생의 '인정'과 관련된 사상과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 인적자원 정책을 심도 있게 다뤄나갈 계획이다.지난 반세기 동안 아무런 부존자원도 없이 오직 사람의 힘만으로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했듯이 '또다시 사람으로' 선진한국을 일궈나갈 것이다.

이번 포럼이 차세대의 인재발굴 전략과 해법을 찾는 데 지혜를 모으는 '만남과 소통의 장'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