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통일부ㆍ국정원 정보 기업에 제공"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기업들의 효과적인 북한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통일부와 국정원 등 정부가 갖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센터를 구축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

또 "산업은행과 수출보험공사 등이 민간기업의 대북 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관련 경제인 간담회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북 투자를 요청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재계 인사들은 북한의 자세에 변화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정부에 좀더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요 경제 단체장과 특별 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한 4대 그룹 대표 및 주요 공기업 사장 등 21명이 참석,대북 투자를 위한 후속 활동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주요 발언 내용.

◆노 대통령='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r·고위험 고수익)으로 지금 투자하는 것이 나중에 더 큰 이득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선뜻 투자를 하기에는 여러가지 불안한 점이 많겠지만 언제나 시작은 그렇지 않겠나.대북 투자는 개별기업의 이해관계도 걸려있지만 국가 전체와 국민의 안정,번영과도 연계되는 문제이니 국가와 기업 모두에 좋은 '윈-윈(win-win)'의 기회를 좀 찾아나가도록 노력해 주길 부탁드린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번 정상회담의 결과가 매우 좋았으며 앞으로 남북경협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통행,통관,통신 등 '3통 문제' 해결을 합의한 것이 의미가 컸다.대북사업의 전망도 좋다고 본다.

◆최태원 SK 회장=남북경협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장치도 중요하지만 남북한 간 인적 교류를 통한 신뢰 구축도 매우 중요하다.

남북 간 인적 교류 활성화에 정부가 각별한 지원을 해주기 바란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2000년 방북 때보다 북한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우선 기존의 투자를 확대하면서 새로운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경협 활성화를 위해 3통 문제와 전력·용수 등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고 투자 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의 개선 및 북한의 기술인력 개발에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북한으로부터 무연탄 도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산보다 우수한 것으로 확인된 북한산 마그네사이트 신규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현정은 현대 회장=내년 5∼6월 백두산 관광사업의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준비하고 추진하겠다.

내주 중 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평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이번에 합의된 조선협력단지 건설을 업계가 크게 환영하고 있다.

조사단을 이른 시일 내에 파견해서 구체적인 입지 현황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여건만 맞으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앞으로 단순한 임가공 중심의 경협이 조선 협력,자원 개발 등으로 다양화될 것이다.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공장은 기업이 건설하고 발전소 건설은 정부가 지원하는 식의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남북경협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남북경협 포럼을 내달 초 창립할 예정이다.

경제사절단 파견과 북측 조선상업회의소와의 협력 체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희범 무역협회장=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가 우리 기업의 북한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정부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기 바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