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구 기자의 맛따라 길따라] '경북 영덕'‥대게찜…멸치회… 영덕별미 납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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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되면 경북 영덕군 일대는 먹거리가 풍성해진다.
대게철이 시작되고 포항 구룡포에서는 과메기가 올라온다.또 백암온천을 찾아 온천욕을 즐기고 인근 청송에서 '달기 약수'를 넣어 만든 닭백숙도 맛볼 수 있다.
대게음식점은 영덕과 울진 일대 바닷가를 따라 수백여 곳이 성업 중이다.
재료가 같고 찌는 기술도 엇비슷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큰 차이가 없다. 알이 꽉 찬 대게를 먹고 내장에 밥과 김을 넣어 비벼 먹으면 여행의 피로가 싹 가신다. 다른 음식을 맛보기 위해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식당을 찾았다.
# 덕성회식당 전복물회ㆍ청송식당 물곰탕 등 유명
강구항에 있는 '덕성회식당'(054-733-4540)은 대게찜과 함께 전복죽(1만원)과 전복 물회(2만원)로 유명한 곳이다.전복 내장이 실하게 들어가 푸르스름한 빛을 띈 전복죽은 양이 넉넉하다.
자연산 전복만을 사용한다고 현지 주민이 귀띔해줬다.
전복 물회는 입안에서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전복 맛이 일품이다.도다리 물회(1만5000원)에도 횟감이 풍성하게 들어가 있다.
강구항 아래 삼사해상공원으로 가는 길 주변에 낡은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조그마한 '모델 포장마차'(054-733-7058)라는 곳이 있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돌문어 연포탕'(3만원) 때문이다.
돌문어 한 마리를 통째로 넣어 끓이면 분홍빛을 띤 국물이 우러나 보기만 해도 군침을 돌게 한다.
개운하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또 쫄깃하고 탱탱한 문어를 씹는 맛도 어느 것에 견줄 수가 없다.
'멸치회'(2만원)도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
보통 멸치회는 부산 기장멸치처럼 굵은 멸치를 사용하지만 여기는 그보다 작은 멸치를 쓴다.
그래서인지 더욱 고소하고 맛이 좋다.
일일이 손으로 손질하기 때문에 주문하면 4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미리 전화를 해두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포장마차라 저녁 장사를 위주로 하지만 미리 전화하면 점심 때도 문을 연다고 한다.
강구에서 해장을 하려면 강구매일시장 내에 있는 청송식당(054-733-4155)을 가볼 만하다.
이곳 음식 중에는 물곰탕(1만원)이 유명하다.
큰 대접에 나와 양도 많다.
살은 입에서 살살 녹고 맑은 국물은 속을 가라앉게 한다.
반찬 솜씨도 범상치 않다.
'아지'라고 부르는 전갱이로 만든 젓갈과 창란젓,조 대신 밥을 넣어 만든 가자미 식해,경상도의 맛이라 할 수 있는 '방아잎'을 넣어 만든 부추 등이 입맛을 돋운다.
강구항에서 5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백암온천은 수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신라시대 때부터 알려진 곳으로 수온이 50도인 유황온천이다.
미끈미끈한 물로 인해 온천을 하고 나면 피부가 매끄럽고 탄력이 좋아진 느낌이다.
# '가을단풍패키지' 평일 7만5000원 상품 선봬
백암한화리조트(054-787-7001)는 '가을 단풍패키지'를 팔고 있다.
1박과 2인 조식,온천사우나 등을 포함해 평일은 7만5000원,주말은 8만5000원이다.
한화리조트 뒤편에는 온천 원천과 족욕탕 등이 있는 온천학습관도 있다.
백암온천에서 청송 쪽으로 가면 '조지훈 문학관'과 주왕산국립공원도 구경할 수 있다.
포항 쪽으로 내려간다면 시내에 있는 '만포갈비'(054-272-9366)에서 갈빗살과 제비추리 등을 먹을 만하다.
1만6000원에 질 좋은 한우 갈빗살을 맛볼 수 있다.
육회도 손님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가 맛나다.
구룡포에서는 '모모식당'(054-276-2727)에서 고래고기를 맛볼 수 있다.
수육(소 3만원,대 5만원)으로 뱃살,옆구리살,등살,목살,지느러미살,꼬리살,대창,위 등이 나온다.
육회(소 2만5000원,대 3만원)는 꽁지살과 목 부위가 서비스된다.
북부해수욕장에 있는 '오양짚불곰장어'(054-252-2296)는 짚불에서 구운 쫄깃한 곰장어를 내준다.
큰 것이 4만원,작은 것이 2만5000원이다.짚불에 구웠기 때문에 껍질이 새까맣게 타서 나오지만 이를 벗기면 하얀 속살이 드러난다.
강구ㆍ백암ㆍ포항=글ㆍ사진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