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金테크 '골드러시' … 弱달러 · 高유가시대 인기 급증

인류 역사는 '황금을 좇는 과정'이라고 할 만큼 역사 속에 금은 주요 테마였다.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나 미국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항해는 금을 구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19세기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량의 금이 발견되자 수십만명이 몰려드는 '골드 러시'(Gold Rush)가 벌어지기도 했다.

현대에 들어서도 금은 '황금 만능주의'라는 말을 낳으며 여전히 동경과 질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금은 '불확실성'을 먹고 자라는 속성을 갖고 있다.전쟁이나 테러,경제.금융위기 등 위험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서 금을 보유하려 든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황금 재테크' 열풍이 일고 있는 것도 미국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국제 유가가 치솟은 데 따른 것이다.

통상 달러가 약세에 빠지고 증시가 침체하면 금 수요는 증가한다.달러가 국제통화(기축)로서 역할을 못할 때 대체수단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달러와 금값은 마이너스 82%의 '역(逆)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가치가 100% 떨어지면 금값은 82% 오르는 셈이다.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올 들어 20% 이상 올랐다.

우리나라도 황금 열풍의 가시거리 내에 들어서 있다.

특히 일반 투자자들도 소액으로 금에 투자하는 길이 열리면서 황금 재테크가 대중화하는 양상이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각각 '골드뱅킹'과 '골드펀드'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금장사에 나서고 있다.

'한국판 골드 러시 현상'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금 투자가 재테크 시장의 '뉴 엘도라도(전설의 황금도시)'는 아니다.

일반인들 상식과는 달리 금은 가격 널뛰기가 심한 상품이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폭등과 폭락이 일상적이다.

주식과 달리 가격 변동 상.하한선도 없다.

실제로 1970년 온스당 35달러에서 1980년 850 달러까지 폭등했던 국제 금값은 20여년간 계속 떨어져 1999년 250달러까지 폭락한 적도 있다.

더욱이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다.

단순 매매차익만 빼면 부가 수익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금을 통해 대박을 좇는 무모한 수익률 사냥보다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포트폴리오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