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개혁 후퇴없다" … 파업현장 찾아 노조 압박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노동단체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공기업 특별연금개혁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24년 만에 처음으로 국영철도회사 SNCF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특별연금개혁이란 공기업 종사자들의 연금 납입기간을 일반기업과 같은 40년으로 2.5년 늘려 특혜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18일 파업으로 얼룩졌던 현장을 일주일여 만에 찾아 추가 파업 경고에도 개의치 않고 '개혁은 중단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노조 측에 던짐에 따라 정부와 노조 간 재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노조원들이 거리에서 (파업을 통해) 협박하는 것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며 "가두 시위와 파업은 우리를 굴복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런 사르코지의 강경 대응에 공기업 노조는 '2차 파업'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노동단체 대표들은 "31일 노조 회동에서 연금개혁에 대한 정부방침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내달 중 더 큰 규모로 파업에 다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1995년 자크 시라크 정부에서 연금개혁을 시도했던 알랭 쥐페 당시 총리를 3주간의 파업 끝에 사퇴시킨 전력을 들어 "우리는 총리를 굴복시킨 경험이 있다"며 "다시 거리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공기업 노조가 2차 파업에 나설 경우 내달 20일 공무원 감축에 반대하는 공무원 파업과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난 18일 대중교통 파업 당시보다 더 큰 혼란과 피해가 예상된다.

앞서 노동단체들은 18일 특별연금개혁에 항의하는 총파업에 나서 전국의 철도와 전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마비시킨 바 있다.당시 대중교통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은 1억5000만유로(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정부는 집계했다.

한편 프랑스의 지난 주말은 정부의 연금 개혁에 항의하는 항공사와 공연장 등의 파업으로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국영 항공인 에어 프랑스 승무원 노조의 5일간 시한부 파업으로 대부분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이 취소돼 주말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파리 중심가의 주말 공연도 파리 오페라하우스 등 프랑스의 유명 극단 직원들의 파업으로 줄줄이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