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9일자) 유가 100달러시대는 코앞에 닥쳤는데

유가 폭등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이 26일 배럴당 91달러86센트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두바이원유 현물가격도 82달러60센트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WTI 선물가격이 1월 최저치보다 70% 이상 상승할 정도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자칫 제3차 오일쇼크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와 중국 인도 등 의 꾸준한 수요 증가로 유가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히 달러화가치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원유시장에 투기자금까지 몰려들고 있어 이르면 연내 유가 100달러 시대가 개막(開幕)될 것으로 에너지연구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다.

설마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유가 급등은 연간 원유 도입물량이 9억배럴에 이르는 우리 경제에 엄청난 위협이 됨은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도입단가가 배럴당 10달러만 올라도 연간 90억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게 된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힘겹게 경기회복세를 이어왔지만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솟구친다면 더이상 버텨내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물가 상승,기업 채산성 악화,고용 위축,성장 둔화 등의 부작용이 가시화될 것이란 이야기다.더구나 국제유가의 앙등은 세계 경제에도 충격을 가해 우리 수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미국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으로 고전을 겪는 현실에서 고유가로 인한 비용상승 압박마저 가세한다면 세계경제의 성장둔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크다.

물가가 상승하면서 경기는 후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비화할 가능성마저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유가 급등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가 100달러 시대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히 마련해두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당장 에너지절약 시책을 재점검,미진한 점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면 유류세 인하를 통해 기업 부담을 완화(緩和)해주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기업들 또한 기술혁신과 경영합리화 등을 통해 원가부담을 흡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