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다노ㆍ마루 등 국산 지고 유니클로ㆍ갭 수입브랜드 뜬다

유니클로 갭 등 글로벌 수입 브랜드들이 국내 중ㆍ저가 캐주얼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수입 브랜드의 범람 속에서도 중ㆍ저가 시장에서만은 입지를 다져온 지오다노 마루 TBJ NII 등 국산 중견 브랜드들이 롯데(유니클로),신세계인터내셔날(갭) 등 유통 대기업과 손잡고 국내 시장에 상륙한 해외 캐주얼 브랜드들에 밀려나고 있는 것.◆거침없이 성장하는 글로벌 브랜드

2005년 9월 국내에 들어온 유니클로의 롯데 영플라자 매장은 9월 한 달 매출이 전년 대비 56%나 상승했고,수도권 매장 전체 평균 매출도 47.6% 증가했다.

롯데의 유통망을 앞세워 롯데마트와 영플라자(16개 매장)를 중심으로 운영하더니 올해는 660㎡ 이상 되는 대형 가두점을 강남,압구정 등에 내고 20대 소비층이 몰리는 핵심 상권 공략에 나섰다.연말에는 명동점(1980㎡),내년 1월에는 신촌점(990㎡)에 각각 매장을 추가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명동점 등 세 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갭도 지난 8월 론칭 이후 8~9월 매출이 예상 목표치보다 각각 200%(신세계 본점),180%(강남점),170%(명동점) 높게 나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민희 갭 담당 주임은 "제품의 수입 물량이 달려 매장의 빈 곳을 채우기 위해 당초 일정보다 빨리 겨울 신상품을 내놨다"고 말했다.반면 지오다노 TBJ 노튼 NII 등 유니클로 갭과 경쟁을 벌이는 이지 캐주얼군은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6.4%나 감소했다.

2005년 상반기 10%,하반기 5.8%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폭이 주춤하더니 지난해 상반기엔 아예 감소세로 돌아서 6.5%,하반기 12.4% 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김정희 연구원은 "빠른 주기로 유행이 변하는 20대 소비층에겐 지오다노 마루 TBJ 같은 브랜드가 이젠 식상하게 느껴질 때도 됐다"며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한 적절한 시점에 대형 매장을 통해 다양한 품목을 빠르게 내놓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국내 중소업체,감성 캐주얼로 틈새 공략


이처럼 글로벌 브랜드들이 대기업을 앞세워 백화점,로드숍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서자 중소업체들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감성 캐주얼 브랜드'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오다노는 '지오다노 힘/허',NII는 '크리스,크리스티',마루는 '코데즈컴바인'으로 주력 브랜드를 각각 바꿨다.롯데백화점의 이민경 이지 캐주얼군 담당 MD는 "카디건,셔츠 등 기본적인 디자인 품목으로 20대 소비층을 꽉 잡고 있던 국내 중ㆍ저가 브랜드의 고객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이탈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대신 트렌드와 디자인을 부각시킨 감성 캐주얼 브랜드로 매장들의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