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능선 따라 짜릿한 트레킹‥'중국 구이린 팔각채'

팔각채(八角寨)는 구이린 인근의 명승지다.

천하제일이라는 구이린 산수에 버금가는 풍경에,적당한 트레킹 코스까지 갖추고 있어 가벼운 산행을 겸하려는 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팔각채의 진면목을 감상하려면 걸어 오르는 방법밖에 없다.

처음부터 곧추선 칼날능선이 만만치 않다.

정으로 쪼아 낸 좁은 계단길 양 옆이 오를수록 깊어지는 천길 낭떠러지여서 다리가 다 후들거린다.능선 중턱에 정자가 있다.

잠시 쉬며 숨을 고르는 지점이다.

그러나 정자 뒤로 능선 최대의 급경사 구간이 기다리고 있다.허리를 굽혀야 몸의 균형이 잡힐 정도로 가파르다.

원숭이도 떨고 나는 새도 무서워한다는 난코스다.

계단길 양 옆의 안전 쇠줄을 잡지 않으면 발을 떼기도 힘들 정도다.그러나 고생한 만큼 보답이 있는 법.중간 지점에서의 전망에 입이 딱 벌이진다.



천길 낭떠러지 아래 거대한 바위봉우리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등에 자기 집을 얹고 사는 달팽이 무리가 하늘을 우러르는 형상이란다.

그 표현에 한치의 틀림이 없다.

머리부분을 제외하면 풀 한포기 나지 않은 바위봉우리의 무늬결이 빙빙 돌아 올라가는 달팽이집을 닮았다.

그 바위봉우리는 첩첩이 이어져 구이린의 산수에 못지 않는 풍경을 빚어낸다.

이들 바위봉우리 아래 길가에는 이 지역 소수민족인 묘족 마을이 있다고 한다.

급경사 구간을 넘어 능선 왼편으로 이어지는 길 끝의 제2 전망포인트에 서면 칼날능선의 옆모습이 한눈에 잡힌다.

칼날능선의 계단길은 정말 좁고 가팔라 걸어 올라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능선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산길의 풍경은 완전히 다르다.

붉은 빛이 감도는 거대한 바위벼랑 허리춤에 좁은 길이 수평으로 나 있다.

길 아래 계곡은 바닥이 깊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바위벼랑 곳곳에 얕고 커다란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이들 구멍에는 묘족이 시신을 놓아두기도 했다고 한다.

바위벼랑 길 끝의 매점과 작은 절을 지나면 하늘까지 덮인 짧은 계곡길이 나온다.

계곡의 천정은 사람 인(人)자 형상으로 뚫어 놓은 것 같다.

계곡을 벗어나 오른편으로 돌아 올라가는 길 왼편으로 8각형의 정상모습이 독특한 봉우리가 우뚝하다.

그 봉우리가 바로 팔각채(814m)다.

40∼50분가량 급경사 길을 더 올라야 팔각채의 정상에 이를 수 있다.

팔각채 트레킹을 마쳤다면 자강(資江)뱃놀이를 즐겨보자.22.5㎞의 자강유람은 얕지만 맑은 물과 주변의 자연풍광이 마음을 넉넉하게 해준다.

커다란 돛을 활짝 펼쳐 놓은 것 같은 풍범석(風帆石),두껍고 커다란 책을 펼친 듯한 바위산 꼭대기의 천서(天書) 등이 시선을 붙잡는다.

장군이 말을 타고 달리는 형상이라는 천문산도 웅장하다.

유람선은 도화도 앞의 묘족 마을에 뱃머리를 댄다.

마을 사람들이 건네는 대나무 수액 한잔이 시원하다.

오색 부채를 돌리고 발장단을 맞추는 민속춤도 볼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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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는 구이린 쉐라톤구이린대우호텔이 인기 ]

팔각채공원은 구이린의 자원현에 있다.

구이린 시내에서 98㎞ 떨어져 있다.

공원은 남북 33㎞,동서 3∼9.6㎞로 아주 크며 비교적 최근에 개발돼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이 구이린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3시간30분.구이린에서 팔각채공원까지는 길이 험해 버스로 3시간쯤 걸린다.

구이린의 잠자리가 좋다.쉐라톤구이린대우호텔이 손꼽힌다.

특급호텔과 놀이시설,골프장까지 갖춘 흥안현의 메릴랜드리조트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