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 청장 "무거운 짐 벗고싶다"…6일중 사의 표명 할듯

현직 국세청장에 대한 검찰의 사전 구속영장 청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국세청 직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사실이 아니다"는 전 청장의 주장을 신뢰했던 직원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본청의 한 간부는 "영장실질심사가 남아 있지만 (청장이) 거취를 결단해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도 "현직 청장에 대한 영장 청구는 국세청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위기 상황이다"며 "이번 사태로 추락한 세정기관의 신뢰를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전 청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그동안 금기시돼온 '수장'의 거취에 대한 얘기들도 국세청 내부에서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실제로 국세청에선 지난 주말부터 전 청장이 금명간 거취를 표명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았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당연히 현직을 유지할 수 없고,기각되더라도 현직을 유지하면서 재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 청장도 이날 퇴근길에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까지 자리에 연연해서 (국세청장으로)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 뒤,"국세청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리고 싶다"고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전 청장은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이번 일은 (청장)개인의 문제를 떠나 국세청 조직 전체의 불신 문제로 번질 위기상황이라고 보고 부득이 현직을 유지한 채 검찰 소환조사에 응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에 미련을 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전 청장의 이 같은 발언에 비춰볼 때 6일 영장실질심사를 전후로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직원들도 '사전구속영장 청구'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인 만큼 영장실질심사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한 직원은 "영장이 발부되면 조직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불구속 기소로 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리고 청장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