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조선ㆍ중공업ㆍ철강, 기술인력 확보 사활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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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A 조선소의 B 이사는 최근 개발한 획기적인 선박건조공법에 대한 취재 요청이 들어오자 그 자리에서 정중하게 거절했다.
지난해에 핵심 엔지니어들이 언론에 소개된 뒤 일부가 경쟁사로 스카우트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조선ㆍ중공업ㆍ철강업계에 인력 확보 전쟁이 불붙고 있다.
이들 업종은 사상 최대의 수주,대규모 신규 투자,해외 사업장 확장 등으로 인력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한정된 인력 자원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에서 가열된 인력 쟁탈전이 중공업과 철강업계로 확산되면서 최근 제조업 호경기를 이끌고 있는 중후장대 3두마차가 인력확보 전쟁에 휘말리고 있다.각 기업은 경력직 상시 채용,신입사원 채용 확대,정년퇴직자 재입사 등을 통한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생 조선소발(發) 인력 쟁탈전 2라운드
올해 초 대형 조선소들의 '신사협정'으로 진정기미를 보이던 조선업계의 인력 쟁탈전이 신생조선소들의 가세로 최근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신생조선소들은 급증하는 수주물량의 납기를 맞추기 위해 기존 조선업체들의 기능인력을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 인력 공급을 위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기술교육원에서 양성하는 훈련생 이직률이 연간 50%에 달하고 있다.
한 신생 조선소 임원은 "대형 조선소는 인력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신생 조선소는 '맨땅'에서 일을 시작하는 셈"이라며 "기능인력을 자체적으로 육성하기 힘들어 스카우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이 몇몇 조선업체에 공문을 발송해 인력 스카우트 자제를 요청할 정도로 인력 빼앗기가 극심한 양상을 보였다.
대형 조선업체 간 인력 쟁탈전은 지난 3월 각 사의 인사담당 부사장들이 부산에 모여 '고용질서 확립 협약서'에 서명하면서 일단 잠잠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조선인력개발센터 김영훈 소장은 "현재는 기술인력(설계사 등 엔지니어)보다는 기능인력(용접공 등 현장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2009년까지 연평균 2000여명의 기능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공업계는 플랜트 인력 확보전 가열
일감이 지난해보다 2~3배 폭증한 플랜트업계도 유능한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적어도 5년은 체계적으로 일을 배워야 현장에서 주요 업무를 맡을 수 있는 플랜트 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풍부한 현장경험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와 노무관리자들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중공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STX그룹은 관련 업계의 플랜트 담당 임직원들을 영입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쟁탈전의 강도가 심해지면서 핵심인력 재고용 등 인력 유출 대비책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각 사로부터 인력 스카우트 타깃이 된 현대중공업은 올해부터 정년퇴직 연령을 57세에서 58세로 1년 늘렸으며,지난해 퇴직자 600명 중 100명을 다시 고용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핵심 공정분야 퇴직 직원의 재입사를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는 통상 인사 대상자의 40%만 승진시키던 관행에서 벗어나 올해 초 대상자의 대부분을 승진시켰다.
업계에선 국내외 동종업계로의 인력 유출을 의식한 내부단속용 승진인사로 보고 있다.포스코는 또 중국 등으로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퇴직자들을 고문으로 위촉해 연고를 이어가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지난해에 핵심 엔지니어들이 언론에 소개된 뒤 일부가 경쟁사로 스카우트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조선ㆍ중공업ㆍ철강업계에 인력 확보 전쟁이 불붙고 있다.
이들 업종은 사상 최대의 수주,대규모 신규 투자,해외 사업장 확장 등으로 인력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한정된 인력 자원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에서 가열된 인력 쟁탈전이 중공업과 철강업계로 확산되면서 최근 제조업 호경기를 이끌고 있는 중후장대 3두마차가 인력확보 전쟁에 휘말리고 있다.각 기업은 경력직 상시 채용,신입사원 채용 확대,정년퇴직자 재입사 등을 통한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생 조선소발(發) 인력 쟁탈전 2라운드
올해 초 대형 조선소들의 '신사협정'으로 진정기미를 보이던 조선업계의 인력 쟁탈전이 신생조선소들의 가세로 최근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신생조선소들은 급증하는 수주물량의 납기를 맞추기 위해 기존 조선업체들의 기능인력을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 인력 공급을 위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기술교육원에서 양성하는 훈련생 이직률이 연간 50%에 달하고 있다.
한 신생 조선소 임원은 "대형 조선소는 인력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신생 조선소는 '맨땅'에서 일을 시작하는 셈"이라며 "기능인력을 자체적으로 육성하기 힘들어 스카우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이 몇몇 조선업체에 공문을 발송해 인력 스카우트 자제를 요청할 정도로 인력 빼앗기가 극심한 양상을 보였다.
대형 조선업체 간 인력 쟁탈전은 지난 3월 각 사의 인사담당 부사장들이 부산에 모여 '고용질서 확립 협약서'에 서명하면서 일단 잠잠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조선인력개발센터 김영훈 소장은 "현재는 기술인력(설계사 등 엔지니어)보다는 기능인력(용접공 등 현장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2009년까지 연평균 2000여명의 기능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공업계는 플랜트 인력 확보전 가열
일감이 지난해보다 2~3배 폭증한 플랜트업계도 유능한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적어도 5년은 체계적으로 일을 배워야 현장에서 주요 업무를 맡을 수 있는 플랜트 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풍부한 현장경험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와 노무관리자들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중공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STX그룹은 관련 업계의 플랜트 담당 임직원들을 영입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쟁탈전의 강도가 심해지면서 핵심인력 재고용 등 인력 유출 대비책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각 사로부터 인력 스카우트 타깃이 된 현대중공업은 올해부터 정년퇴직 연령을 57세에서 58세로 1년 늘렸으며,지난해 퇴직자 600명 중 100명을 다시 고용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핵심 공정분야 퇴직 직원의 재입사를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는 통상 인사 대상자의 40%만 승진시키던 관행에서 벗어나 올해 초 대상자의 대부분을 승진시켰다.
업계에선 국내외 동종업계로의 인력 유출을 의식한 내부단속용 승진인사로 보고 있다.포스코는 또 중국 등으로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퇴직자들을 고문으로 위촉해 연고를 이어가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