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달성 막판 스퍼트] 삼성그룹‥高강도 비상경영으로 악조건 탈피

신수종 TF구성 '창조경영' 기틀 마련…성장동력 발굴 주력

올해 삼성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대외적으로는 원ㆍ달러 환율 속락에 고전해야 했고 대내적으로는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특히 반도체 가격 급락의 여파로 삼성전자가 지난 1,2분기 연속 부진한 성적을 내자 올해 경영목표(매출 150조원)를 달성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관측이 우세할 정도였다.

삼성은 그러나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올해 경영목표를 자신하고 있다.바로 강도 높은 비상경영을 통해서다.

삼성은 지난 6월부터 각 계열사별로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한편 계열사별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기존 주력 사업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노력에도 힘쓰고 있다.최근 임형규 삼성종합기술원장을 팀장으로 하는 '신수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게 대표적이다.

삼성은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는 이건희 회장의 새 경영 화두인 '창조경영'을 실천할 기틀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연간 목표 달성에 총력전 펼친다삼성은 2007년을 맞아 연초 그룹 경영 방침을 '창조적 혁신과 도전'으로 정했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경영 방침이었던 '글로벌 일류기업'을 5년 만에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세부 실천과제로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확고한 리더십 강화 △지속적인 시장 선도 제품 창출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고효율 경영체제 확립 △시장 추종자에서 창조자로 전환 △존경받는 기업상 구현 등을 설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목표 달성은 지난 1분기부터 불거진 외부 변수들 때문에 달성하기 어려웠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상황이 그랬다.

11월 현재 D램 가격이 연초 대비 70%가량 폭락하면서 실적 부진을 거듭한 것.

여기에 일본 도시바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도 삼성전자를 어렵게 만들었다.

삼성SDI도 주력 제품의 시황 악화로 부진을 거듭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올해 경영 목표인 '매출 150조원 이상,세전이익 10조원 이상'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일부 계열사의 실적 부진을 나머지 계열사들의 선전으로 만회할 수 있고,상반기부터 강도 높게 추진한 계열사별 수익성 개선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무난한 목표 달성이 기대된다.

올초 삼성전자의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8% 성장한 64조원,순이익 목표는 지난해와 비슷한 7조9000억원.먼저 매출의 경우 삼성전자는 글로벌 연결 기준으로 연간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에만 444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4.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하반기 무난한 목표 달성이 예상된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순이익도 지난 3분기까지 5조7800억원(국내 기준)을 기록해 4분기 2조2000억원가량만 올린다면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성적을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은 '창조경영을 통한 도약의 해'

삼성은 올해 목표 달성은 무난하겠지만 내년 경영 여건 역시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 계열사들은 현재 내년 사업 기준 환율(원ㆍ달러 기준)을 925원으로 잡고 있지만 800원 후반대까지 내려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내년에도 비상경영 체제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 회장의 새 경영 화두인 '창조경영' 실천을 위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반도체 휴대폰 LCD 등 기존 사업에 이어 프린터와 시스템LSI(비메모리 반도체)를 조기에 캐시카우로 키워내기로 했다.

또 삼성전자와 삼성SDI,삼성물산 등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해 태양광 사업도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삼성은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금기시해 왔던 기업 인수ㆍ합병(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최근 삼성전자가 이스라엘의 비메모리 반도체 회사를 인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