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해지는 '지스타' 한국 온라인게임 위기?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07'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개막했다.

지스타는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가 3년 전 세계적인 온라인게임 전시회를 표방하며 만든 전시회다.하지만 현장에서는 "해를 거듭할수록 초라해진다"는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참가 업체는 150여개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숫자만 채웠다는 인상이 강하다.세계적인 게임회사 EA,블리자드,소니,닌텐도 등은 올해도 불참했다.

국내 대형 업체는 NHN,넥슨,엔씨소프트 등 서너 곳에 불과하다.

주요 업체가 대부분 참가하지 않았다.불참 회사들은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참가 비용이 수억원이 드는 반면 그만한 효과가 없다는 것.시설임대료 장치설비비 등도 해외보다 비싸다고 했다.

작년까지 참가했다가 올해 불참한 한 업체 관계자는 "그 돈으로 게임 마케팅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전시장 면적도 지난해 3만3000㎡에서 올해는 2만8000㎡로 15% 줄었다. 작년에는 다섯 홀을 사용했지만 올해는 두 홀 반만 쓴다.

통로도 눈에 띄게 넓어졌다.

"10분이면 다 둘러볼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일부 업체는 관람객을 끌어모으려고 원더걸스 등 인기 연예인을 초청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양손 가득 안겨주던 판촉물도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첩 인형 간식 등 게임 홍보용 선물을 받는 재미로 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참가업체들이 관람객들에게 경쟁적으로 판촉물을 나눠줬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인심마저 야박해졌다.

게임 업계의 불만은 높지만 주최 측은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기화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행사장이 작년보다 휑하긴 하지만 중요한 건 부스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지스타가 어떤 모습으로 바뀌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조직위가 업체들의 참여를 독려하지 않았다는 불만에 대해 "우리가 열심히 뛴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국내 게임 환경 조성이 더 시급하다"고 대답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게임업체 사장은 "우리(게임업계)가 지스타를 아끼는 절반만이라도 정부가 지스타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그는 "지스타의 현재 모습은 한국 온라인게임이 처한 현실을 드러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