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담당자 88% "잦은 이직 호감안가"

뭔일 생기면 나갈 것 같아 … 이직 횟수 2~3회 가장 적당

30대 중반의 직장인 김모씨.직장생활 8년간 IBM이나 HP,GE 같은 굴지의 외국계 회사로만 7번이나 이직했다.평생직장 개념이 엷어진 지금,김씨는 친구들로부터 '능력맨'으로 불리며 부러움을 받기도 한다.그렇지만 이처럼 잦은 이직은 외국과 달리 여전히 국내 주요 기업의 인사담당자들로부터는 커리어 평가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취업포털 커리어가 기업회원 24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직 횟수가 많은 지원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회사는 220개사(88.7%)에 달했다.

잦은 이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사담당자가 있는 회사는 28개사에 불과했다.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근로조건이나 업무에 불만이 생기면 쉽게 퇴사할 것 같아서'가 50.0%(110개사)로 가장 많았다.이어 △조직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아서(26.4%)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보여서(20.9%) 순이었다.인사담당자들로선 어렵게 뽑은 직원이 조금 있다 다시 회사를 떠날 것을 우려한 것이다.잦은 이직이 업무능력의 잣대로 평가받기보다는 조직에 융화되지 못한 결과란 인식이 우세한 편이다.

또 대부분의 기업은 경력직 사원을 채용할 때 전직장에서 최소 1년2개월 이상 근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적절한 이직횟수로는 2번이 41.9%로 가장 많았고 3번이 29.0%로 2∼3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5번 이상 옮긴 경우는 채용이 전무했다.한편 잦은 이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11.3%의 회사들은 그 장점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업무를 수행해 업무성과를 빠르게 낼 것 같아서 △능력을 인정받아 스카우트 제의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돼서 △이직도 경력개발의 하나라는 점에서 자기관리를 잘한다고 생각돼서 등을 지목했다.

커리어 관계자는 "이직과 경력직 채용은 이제 채용시장에서 보편화됐지만 어느정도 업무를 파악하고 조직에 적응하는 시기 이전에 또다시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것은 경력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직자들은 떠날 회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옮겨갈 회사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직하기 전에 객관적으로 이직 대상회사를 정확히 파악하고 옮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