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성폭행' 농구선수에 6천만원 배상 판결... 민법상 불법행위

'팬클럽 회장 성폭행 고소사건'의 당사자로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유명 프로농구 선수에게 법원이 민법상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6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수원지법 민사11부(재판장 윤석상 부장판사)는 9일 성폭행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팬클럽 회장이었던 A 씨와 그 부모가 프로농구 선수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A 씨에게 5천만원, 부모에게 각각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행위가 형법상 강간죄 등 범죄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그 폭행, 협박, 위력에 준하는 강제력을 이용해 심리적으로 위축된 A 씨의 저항을 쉽게 억압하고 간음한 것이어서 A 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A 씨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정신적 고통을 받아 학교 및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고 앞으로도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것이 예상되며 그 부모도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됐으므로 피고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농구선수 B씨가 2003년 7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팬클럽 회장인 A씨를 힘으로 억압해 간음했고 이후에도 1년간 지속해 왔다며 2004년 말 춘천지검 원주지청에 고소됐던 것인데 검찰은 7개월 간의 수사 끝에 '혐의 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A 씨의 부모는 당시 17세인 미성년자인 딸이 성폭행으로 정신적 고통을 당했고 그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원치료까지 받았다며 B씨는 가족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총 3억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