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엔터프라이즈, TV스탠드 하나로 500억 수출 대박

일본 도시바가 지난해 2월 선보인 LCD(액정표시장치) TV의 새 브랜드인 '레그자(REGZA)'.도시바는 올초부터 새로 출시하는 '레그자' 전 모델의 TV 모니터용 받침대를 한국 벤처기업인 우성엔터프라이즈로부터 전량 공급받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일본 업체 등 복수 업체로부터 납품받았으나 우성엔터프라이즈의 제품력과 가격경쟁력을 인정해 공급처를 일원화했다.경기도 시화공단에 있는 LCDㆍPDP용 받침대 제조회사인 우성엔터프라이즈(대표 문완택)가 회사 설립 3년 만에 '대박 신화'를 쓰고 있다.

사업 첫해인 2005년에 57억원,지난해 17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회사는 올해 도시바의 물량이 증가하면서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완택 대표는 14일 "올 들어 도시바에 약 300만 세트의 받침대를 공급했고 이달 초 샤프사에 LCD TVㆍPC 모니터 겸용 받침대 6300세트를 첫 공급했다"며 "올해 55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문 대표는 "도시바와 샤프 등으로부터 수주받은 금액만 해도 2100억원에 달한다"며 "소니사와도 현재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어 연말부터 납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도시바 등에 10여년간 TV 받침대에 들어가는 경첩 등 금속 부품을 공급해온 우성기업이 모회사로 2005년 6월 설립됐다.

우성기업은 2005년 초 도시바로부터 경첩뿐 아니라 받침대까지 만들어 달라는 제의를 받고 신규 사업을 추진할 별도의 회사를 세웠다.새 법인 대표는 당시 우성기업 이사인 문완택 대표가 맡았다.

문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우성기업이 10여년간 축적한 초정밀 가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도시바의 신모델 개발 단계부터 참여,자체적으로 받침대 구조를 설계한 뒤 제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문 대표는 "도시바가 스케치 수준에서 제시한 것보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구조와 제작 방식을 개발해 다시 제안하자 큰 호응을 얻었다"며 "이처럼 단순 외주 가공과는 차별화된 방식이 도시바의 단독 공급업체로 채택된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우성엔터프라이즈는 늘어나는 수주 물량을 맞추기 위해 지난 9월 시화공단에 5000평 규모의 공장을 새로 세웠고 이달 중 중국 칭다오에 6600평 규모의 제2 공장을 가동한다.

문 대표는 "신규 공장들을 가동하면 월 300만대의 세계 1위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