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특목고 학원 '나 떨고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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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외국어고 시험문제 유출사건의 후폭풍이 특수목적고 입시 학원가를 강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적어도 서울ㆍ경기지역 7개 외국어고에서 입시문제가 사전유출됐다는 등의 제보가 잇따르면서 해당 학원들은 향후 경찰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경찰은 김포외고 사건의 수사범위를 서울 목동 종로엠스쿨 외 다른 학원으로 확대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전체 사교육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특목고 입시학원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목고 입시를 주도하는 학원 중 메이저 학원은 10여개 정도다.이들 대부분은 지난 10년간 각 지역에 기반을 두고 몸집을 키워왔다.
경기도 분당의 아발론 학원,일산의 G1230학원(옛 글맥학원),서울 중계동의 토피아 학원,대치동의 페르마 학원 등은 '대표선수'로 꼽힌다.
이번에 문제가 된 종로엠스쿨 역시 서울 목동지역을 장악하고 있다.한때 학원생이 1만여명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종로엠스쿨이 최근 특목고 입시학원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이를 돌파하려고 그랬던 것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특목고 전문학원 시장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 관계자는 "최근 학원창업을 생각하는 사람 10명 중 9명은 특목고 입시에 집중하는 초중등 학원을 생각한다"며 "줄잡아 입시시장의 절반가량을 특목고 시장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목고 입시학원의 경우 합격자 수로 승부가 난다.
지난해 1544명의 특목고 합격자를 배출한 페르마학원의 한 원생은 "아는 선배 10명 중 9명이 페르마를 다녀서 외고 갔다는 얘기를 듣고 학원을 골랐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아발론학원에 다니기 위해 평촌에서 분당까지 아이를 '등교'시킨다는 한 학부모는 "중3이 되면 대형 특목고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해 아발론을 골랐다"고 전했다.
이 학부모는 "학원과 외고의 검은 커넥션은 분당이든 대치동이든 이미 알만한 학부모는 다 아는 얘기"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심리를 겨냥,학원들은 기출문제와 학원에서 가르친 문제를 비교해 '적중문제''유사문제' 등의 표현을 써 가면서 대대적인 선전전을 벌인다.
학원 관계자들는 "경찰이 수사를 확대할 경우 '기출문제를 족집게처럼 맞춘다'고 광고해 온 대형 학원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정 외고의 합격률이 높은 2~3곳의 학원은 수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포외고 사건으로 인해 예전처럼 학교와의 유착으로 문제를 빼내는 '간 큰' 학원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로비력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특목고 입시학원가의 재편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외고입시의 경우 영어전문학원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정부가 교과지식 중심의 구술 면접을 제한하고,외국어 우수자를 우대하는 것을 뼈대로 한 특목고 입시 개편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발빠른 특목고 학원들은 이미 영어강의를 강화하는 분위기다.한편 김포외고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은 14일 유출 문제를 자신의 딸에게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는 교복업체 대리점주 박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성선화/오진우/조재희 기자 doo@hankyung.com
최근 5년간 적어도 서울ㆍ경기지역 7개 외국어고에서 입시문제가 사전유출됐다는 등의 제보가 잇따르면서 해당 학원들은 향후 경찰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경찰은 김포외고 사건의 수사범위를 서울 목동 종로엠스쿨 외 다른 학원으로 확대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전체 사교육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특목고 입시학원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목고 입시를 주도하는 학원 중 메이저 학원은 10여개 정도다.이들 대부분은 지난 10년간 각 지역에 기반을 두고 몸집을 키워왔다.
경기도 분당의 아발론 학원,일산의 G1230학원(옛 글맥학원),서울 중계동의 토피아 학원,대치동의 페르마 학원 등은 '대표선수'로 꼽힌다.
이번에 문제가 된 종로엠스쿨 역시 서울 목동지역을 장악하고 있다.한때 학원생이 1만여명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종로엠스쿨이 최근 특목고 입시학원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이를 돌파하려고 그랬던 것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특목고 전문학원 시장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 관계자는 "최근 학원창업을 생각하는 사람 10명 중 9명은 특목고 입시에 집중하는 초중등 학원을 생각한다"며 "줄잡아 입시시장의 절반가량을 특목고 시장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목고 입시학원의 경우 합격자 수로 승부가 난다.
지난해 1544명의 특목고 합격자를 배출한 페르마학원의 한 원생은 "아는 선배 10명 중 9명이 페르마를 다녀서 외고 갔다는 얘기를 듣고 학원을 골랐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아발론학원에 다니기 위해 평촌에서 분당까지 아이를 '등교'시킨다는 한 학부모는 "중3이 되면 대형 특목고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해 아발론을 골랐다"고 전했다.
이 학부모는 "학원과 외고의 검은 커넥션은 분당이든 대치동이든 이미 알만한 학부모는 다 아는 얘기"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심리를 겨냥,학원들은 기출문제와 학원에서 가르친 문제를 비교해 '적중문제''유사문제' 등의 표현을 써 가면서 대대적인 선전전을 벌인다.
학원 관계자들는 "경찰이 수사를 확대할 경우 '기출문제를 족집게처럼 맞춘다'고 광고해 온 대형 학원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정 외고의 합격률이 높은 2~3곳의 학원은 수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포외고 사건으로 인해 예전처럼 학교와의 유착으로 문제를 빼내는 '간 큰' 학원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로비력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특목고 입시학원가의 재편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외고입시의 경우 영어전문학원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정부가 교과지식 중심의 구술 면접을 제한하고,외국어 우수자를 우대하는 것을 뼈대로 한 특목고 입시 개편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발빠른 특목고 학원들은 이미 영어강의를 강화하는 분위기다.한편 김포외고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은 14일 유출 문제를 자신의 딸에게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는 교복업체 대리점주 박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성선화/오진우/조재희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