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용 E1 사장 "E1은 눈가리개 떼고 질주하는 경주마"

물류ㆍ패션ㆍ레저 등 그룹 신사업 주도할 것
"E1은 '눈가리개를 뗀 경주마'가 될 것입니다."

구자용 E1 사장(52)은 지난 13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E1이 LS그룹의 사업다각화 선봉장을 맡아 그룹의 물류,패션,레저 등 신사업 진출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구 사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넷째 동생인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구 사장이 강조한 '눈가리개를 뗀 경주마'란 E1이 LG그룹의 일원일 때는 오직 LPG(액화석유가스) 사업에만 주력해야 했지만,계열분리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LPG 전문기업인 E1이 신사업 추진과 대형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LS그룹의 사업다각화를 이끌 것이라는 것이다.구 사장은 또 "E1은 LS 계열사인 동시에 그룹의 신사업을 주도하는 또 하나의 사업지주회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E1이 LPG사업을 지속하면서 여러 자회사들을 거느리는 LS그룹 내 중간 지주회사 형태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계열분리 후 기업이미지(CI)를 결정할 당시 'E'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에듀케이션(교육),엔터테인먼트(오락) 등을 모두 아우르는 의미로 선택했다"며 "최근 국제상사 인수와 인천항 컨테이너터미널사업 진출에서 알 수 있듯이 E1이 못할 사업은 없다"고 강조했다.구 사장은 우선 새로운 신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올해 인수한 국제상사의 구조조정 및 지분 매각 검토 계획을 내놨다.

그는 "국제상사 부활을 위해 최근 1차 구조조정을 거쳐 550여명의 임직원을 400여명으로 줄였다"며 "앞으로 2차 구조조정을 통해 김해공장 등의 생산라인 조정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미지(CI) 및 브랜드이미지(BI)의 전면교체를 통해 국제상사를 새로운 개념의 스포츠브랜드 회사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구 사장은 "E1이 보유하고 있는 국제상사의 지분(93.5%) 중 3.5% 이상을 매각해 상장을 유지하는 방안과 지분 매각을 하지 않고 상장을 폐지시키는 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올해 초 착공한 인천항 컨테이너터미널은 2009년부터 가동해 본격적인 물류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며,최근에는 BMW 모터사이클 판매사업을 위해 역삼동에 대규모 영업장을 마련 중"이라며 "E1은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계속 속도를 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구 사장은 국내에서 1조3000억원,해외 수출로 8000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는 LPG사업의 외연 확대를 위한 방안도 소개했다.

E1은 이미 이달 초 해외 진출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TFT)까지 구성했으며 런던과 싱가포르 등에 지사 설립도 추진 중이다.

그는 "국내 LPG 판매량 확대는 거의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에 앞으로 현지 기업과 합작사 설립을 통해 인도네시아,베트남,중국,인도 등에 진출할 방침"이라며 "해외 현지에서 가스를 공급받아 바로 판매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사장은 서민들과 장애우들이 주로 사용하는 LPG가 범용화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많은 소비자들이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LPG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LPG용 경차 사업"이라며 "일본의 도요타보다 앞선 LPG 차량 엔진 기술을 활용해 미래의 수소 자동차 상용화시대 이전의 과도기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E1은 이를 위해 최근 현대자동차와 LPG 자동차 엔진을 만들기 위한 공동 연구 작업에 나섰다"며 "2~3년 후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손성태/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