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굴욕? … 가치 추락으로 '천덕꾸러기 통화'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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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기축통화로 군림해온 달러화의 가치가 추락하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달러화는 올 들어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 통화 대비 평균 10% 정도 하락했다.유로에 대해선 14%, 캐나다 달러에 대해선 19%나 폭락했다.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4% 가까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할리우드 스타나 가수에게도 '왕따'를 당하는 신세가 됐다.전문가들은 "달러를 팔고 금이나 위안화로 갈아 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달러의 굴욕
브라질 출신의 톱모델 지젤 번천은 최근 모델료를 달러화로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실제로 번천은 지난 8월 프록터앤드갬블(P&G)과 헤어캐어 용품 '팬틴'의 광고계약을 맺을 때 모델료를 유로화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돌체앤드가바나(D&G)의 향수 모델 계약을 맺을 때도 유로로 모델료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천은 지난 한 해 동안 3300만달러(300억원)를 벌어들여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모델이다.팝스타 비욘세의 연인으로 유명한 미국의 힙합가수 제이 지도 '아메리칸 갱스터'란 최신 뮤직비디오를 만들면서 500유로짜리 돈다발을 흔드는 장면을 연출했다.
법정 화폐가 달러임에도 불구하고 뉴욕 뒷골목에서 유로화 돈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은 땅에 떨어진 달러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때 달러 정책을 결정했던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 역시 CBS방송 시사프로그램인 '60분'과 가진 회견에서 "달러로 (출연료나 강연료를) 받더라도 상관없다"며 "받은 달러를 곧 다른 통화로 바꿔 버리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달러로 수익을 내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줄인다"고 투자 원칙을 밝혔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회사인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를 운영하는 채권왕 빌 그로스 역시 "모든 고객들에게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에 투자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으라"고 권했다.
◆금이나 위안화로 갈아타라
1970년대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만든 헤지펀드계의 '큰손'인 짐 로저스 비랜드 인터레스트 회장은 "달러 자산을 팔고 차이나(중국) 붐에 올라 타라"고 권고했다.
그는 "미국이 이미 불황 국면에 진입했거나 곧 그렇게 될 것"이라며 "달러가 앞으로도 몇 년간 계속 문제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대신 "아시아 경제 동력인 '차이나 경제 붐'에 편승할 것"을 추천했다.
달러 표시 자산을 팔고 중국 위안화 자산 비중을 늘리라는 얘기다.
달러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반면 위안화 가치는 중국 국내 문제와 다른 나라들의 절상 압력 때문에 상승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중국 위안화 외에도 스위스 프랑과 일본 엔 등의 투자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금도 달러 약세와 함께 각광받는 투자처다.
통상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금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달러가 국제통화(기축)로서 역할을 못할 때 대체수단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달러와 금값은 마이너스 82%의 '역(逆)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화 가치가 100% 떨어지면 금값은 82% 오른다는 얘기다.
1987년 블랙먼데이를 예고해 '닥터 둠(Dr.Doom)'이란 별명을 얻은 마크 파버는 "달러 약세와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다각화 영향으로 금 가격이 내년엔 온스당 1000달러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올 들어 20% 이상 오르며 온스당 800달러를 돌파했다.파버는 "금 가격은 아직 상대적으로 싸다"면서 "그동안 니켈이나 원유만큼 오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달러화는 올 들어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 통화 대비 평균 10% 정도 하락했다.유로에 대해선 14%, 캐나다 달러에 대해선 19%나 폭락했다.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4% 가까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할리우드 스타나 가수에게도 '왕따'를 당하는 신세가 됐다.전문가들은 "달러를 팔고 금이나 위안화로 갈아 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달러의 굴욕
브라질 출신의 톱모델 지젤 번천은 최근 모델료를 달러화로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실제로 번천은 지난 8월 프록터앤드갬블(P&G)과 헤어캐어 용품 '팬틴'의 광고계약을 맺을 때 모델료를 유로화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돌체앤드가바나(D&G)의 향수 모델 계약을 맺을 때도 유로로 모델료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천은 지난 한 해 동안 3300만달러(300억원)를 벌어들여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모델이다.팝스타 비욘세의 연인으로 유명한 미국의 힙합가수 제이 지도 '아메리칸 갱스터'란 최신 뮤직비디오를 만들면서 500유로짜리 돈다발을 흔드는 장면을 연출했다.
법정 화폐가 달러임에도 불구하고 뉴욕 뒷골목에서 유로화 돈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은 땅에 떨어진 달러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때 달러 정책을 결정했던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 역시 CBS방송 시사프로그램인 '60분'과 가진 회견에서 "달러로 (출연료나 강연료를) 받더라도 상관없다"며 "받은 달러를 곧 다른 통화로 바꿔 버리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달러로 수익을 내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줄인다"고 투자 원칙을 밝혔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회사인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를 운영하는 채권왕 빌 그로스 역시 "모든 고객들에게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에 투자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으라"고 권했다.
◆금이나 위안화로 갈아타라
1970년대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만든 헤지펀드계의 '큰손'인 짐 로저스 비랜드 인터레스트 회장은 "달러 자산을 팔고 차이나(중국) 붐에 올라 타라"고 권고했다.
그는 "미국이 이미 불황 국면에 진입했거나 곧 그렇게 될 것"이라며 "달러가 앞으로도 몇 년간 계속 문제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대신 "아시아 경제 동력인 '차이나 경제 붐'에 편승할 것"을 추천했다.
달러 표시 자산을 팔고 중국 위안화 자산 비중을 늘리라는 얘기다.
달러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반면 위안화 가치는 중국 국내 문제와 다른 나라들의 절상 압력 때문에 상승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중국 위안화 외에도 스위스 프랑과 일본 엔 등의 투자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금도 달러 약세와 함께 각광받는 투자처다.
통상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금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달러가 국제통화(기축)로서 역할을 못할 때 대체수단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달러와 금값은 마이너스 82%의 '역(逆)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화 가치가 100% 떨어지면 금값은 82% 오른다는 얘기다.
1987년 블랙먼데이를 예고해 '닥터 둠(Dr.Doom)'이란 별명을 얻은 마크 파버는 "달러 약세와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다각화 영향으로 금 가격이 내년엔 온스당 1000달러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올 들어 20% 이상 오르며 온스당 800달러를 돌파했다.파버는 "금 가격은 아직 상대적으로 싸다"면서 "그동안 니켈이나 원유만큼 오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