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첩보작전' 속 BBK 전 대표 김경준씨 국내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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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전대표 김경준씨가 모습을 드러낸 인천공항과 서울중앙지검은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이후 최대 규모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치열한 취재전쟁을 벌였다.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친 이명박 단체들이 대거 몰려 들어 마치 이명박 후보 대선유세장을 방불케 했다.○…BBK 전 대표 김경준씨의 한국행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한 치밀한 ‘첩보작전’ 속에 진행됐다.
15일(현지시간) 오전 수감돼 있던 미 연방구치소를 떠난 김씨는 낮 12시10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서울로 출발하는 아시아나 OZ201편에 탑승하기까지 수속 카운터와 탑승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찰 호송팀은 김씨를 숨기기 위해 김씨를 버스에 태워 활주로로 직행해 아시아나 항공에 탑승시켰다.각 게이트에 진을 치고 김씨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던 취재진들을 완전히 따돌림을 당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검찰이 김씨의 탑승을 확인한 후에도 김씨의 탑승 여부에 대해 함구하는 등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
○…김경준씨는 이날 오후 6시8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일반 탑승객과 함께 곧바로 게이트로 나오지 않고 42분 동안 항공기안에서 입국과 세관심사를 마친 뒤인 6시50분께 검찰 호송팀의 안내를 받으며 2층 8번 입국 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김씨는 쥐색양복에 노타이,흰 화이셔츠 차림을 했으며 수갑이 채워진 손은 회색수건으로 가려진 채 사진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했다.
김씨는 13시간에 걸친 비행 탓인지 다소 피곤한 듯한 표정이었지만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해주는 여유도 보였다.
김씨는 30초 가량 사진촬영에 응한 후 호송팀과 함께 게이트안으로 다시 들어가 계류장 1층 출입계단을 거쳐 검찰의 스타렉스 차량에 올랐다.○…오후 6시55분에 공항을 떠난 김씨는 7시50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김씨는 청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진과 취재기자진에 놀란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청사 10층 특별수사팀 조사실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기 직전 “왜 지금 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부러 이 때 온 거 아니다.
민사소송 끝나서 왔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공개된 김씨 목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큰 혼란을 빚었다.
○…이날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입국장에는 MB지킴이(한나라당 당원들로 구성된 단체)소속원 100여명이 모여 “오직 이명박.어떠한 정치 공작과 네거티브가 난무하더라도 MB와 함께 미래로 나갈 것이다”, “2007의 시대 정신은 오직 이명박”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김씨 입국을 기다렸다.
이들중 일부는 “김경준은 자폭하라” 고 외치며 김씨 사진이 그려진 피켓을 부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또 뉴라이트 전국연합이라는 단체는 ‘제2의 김대업 되려는 사기꾼 김경준의 음모를 저지하라’는 플랭카드를 들고 공작정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를 기다리고 있던 서울중앙지검도 보안유지에 신경이 곤두서있기는 마찬가지.특수1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서울중앙지검 ‘BBK 특별수사팀’(주임 최재경 부장검사)은 철문으로 막혀 비밀번호를 눌러야 들어갈 수 있는 청사 10∼11층의 보안구역으로 모두 옮겨왔다.
보통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체포 피의자는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 수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구속영장 청구까지 시일이 촉박해 수시로 김씨를 불러 조사해야 하는 검찰로서는 구금 장소를 서초경찰서 등 서울중앙지검 인근 경찰서 유치장으로 정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씨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대리해 싸움을 펼칠 변호인들에게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씨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와 금융조세조사1부 등에서 검사로 근무하면서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 사건과 코스닥 업체의 주가조작 사건 등을 맡았던 박모 변호사를 법정 대리인으로 잠정 선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를 잘 아는 한 변호사는 “박 변호사가 김씨 변호를 맡을 지를 놓고 고민하면서도 주가조작이나 횡령이 있었는지가 핵심인 단순한 형사사건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이명박 후보쪽은 클린정치위 소속 고승덕 변호사 등 변호인 6~7명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주변 사무실에 항시 대기시키며 돌발적으로 터져나올 수 있는 김씨의 진술이나 폭로에 실시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고 변호사는 며칠 전부터 김씨가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짓말 시리즈’를 자료로 만들어 검찰 기자실에 배포하는 등 ‘김빼기 작전’에 주력하고 있다.
인천=김인환/김병일/오진우/임기훈 기자 iykim@hankyung.com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친 이명박 단체들이 대거 몰려 들어 마치 이명박 후보 대선유세장을 방불케 했다.○…BBK 전 대표 김경준씨의 한국행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한 치밀한 ‘첩보작전’ 속에 진행됐다.
15일(현지시간) 오전 수감돼 있던 미 연방구치소를 떠난 김씨는 낮 12시10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서울로 출발하는 아시아나 OZ201편에 탑승하기까지 수속 카운터와 탑승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찰 호송팀은 김씨를 숨기기 위해 김씨를 버스에 태워 활주로로 직행해 아시아나 항공에 탑승시켰다.각 게이트에 진을 치고 김씨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던 취재진들을 완전히 따돌림을 당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검찰이 김씨의 탑승을 확인한 후에도 김씨의 탑승 여부에 대해 함구하는 등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
○…김경준씨는 이날 오후 6시8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일반 탑승객과 함께 곧바로 게이트로 나오지 않고 42분 동안 항공기안에서 입국과 세관심사를 마친 뒤인 6시50분께 검찰 호송팀의 안내를 받으며 2층 8번 입국 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김씨는 쥐색양복에 노타이,흰 화이셔츠 차림을 했으며 수갑이 채워진 손은 회색수건으로 가려진 채 사진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했다.
김씨는 13시간에 걸친 비행 탓인지 다소 피곤한 듯한 표정이었지만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해주는 여유도 보였다.
김씨는 30초 가량 사진촬영에 응한 후 호송팀과 함께 게이트안으로 다시 들어가 계류장 1층 출입계단을 거쳐 검찰의 스타렉스 차량에 올랐다.○…오후 6시55분에 공항을 떠난 김씨는 7시50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김씨는 청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진과 취재기자진에 놀란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청사 10층 특별수사팀 조사실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기 직전 “왜 지금 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부러 이 때 온 거 아니다.
민사소송 끝나서 왔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공개된 김씨 목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큰 혼란을 빚었다.
○…이날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입국장에는 MB지킴이(한나라당 당원들로 구성된 단체)소속원 100여명이 모여 “오직 이명박.어떠한 정치 공작과 네거티브가 난무하더라도 MB와 함께 미래로 나갈 것이다”, “2007의 시대 정신은 오직 이명박”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김씨 입국을 기다렸다.
이들중 일부는 “김경준은 자폭하라” 고 외치며 김씨 사진이 그려진 피켓을 부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또 뉴라이트 전국연합이라는 단체는 ‘제2의 김대업 되려는 사기꾼 김경준의 음모를 저지하라’는 플랭카드를 들고 공작정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를 기다리고 있던 서울중앙지검도 보안유지에 신경이 곤두서있기는 마찬가지.특수1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서울중앙지검 ‘BBK 특별수사팀’(주임 최재경 부장검사)은 철문으로 막혀 비밀번호를 눌러야 들어갈 수 있는 청사 10∼11층의 보안구역으로 모두 옮겨왔다.
보통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체포 피의자는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 수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구속영장 청구까지 시일이 촉박해 수시로 김씨를 불러 조사해야 하는 검찰로서는 구금 장소를 서초경찰서 등 서울중앙지검 인근 경찰서 유치장으로 정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씨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대리해 싸움을 펼칠 변호인들에게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씨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와 금융조세조사1부 등에서 검사로 근무하면서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 사건과 코스닥 업체의 주가조작 사건 등을 맡았던 박모 변호사를 법정 대리인으로 잠정 선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를 잘 아는 한 변호사는 “박 변호사가 김씨 변호를 맡을 지를 놓고 고민하면서도 주가조작이나 횡령이 있었는지가 핵심인 단순한 형사사건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이명박 후보쪽은 클린정치위 소속 고승덕 변호사 등 변호인 6~7명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주변 사무실에 항시 대기시키며 돌발적으로 터져나올 수 있는 김씨의 진술이나 폭로에 실시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고 변호사는 며칠 전부터 김씨가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짓말 시리즈’를 자료로 만들어 검찰 기자실에 배포하는 등 ‘김빼기 작전’에 주력하고 있다.
인천=김인환/김병일/오진우/임기훈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