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블로그,포털서 '독립선언'

네이버,야후,엠파스 등 포털 사이트에 블로그를 개설했던 블로거들이 최근 자신의 이름이나 아이디를 딴 독립 도메인을 갖고 블로그를 새롭게 개설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브랜드를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 그동안 얻은 블로거로서 유명세를 활용,독립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한때 각 포털을 대표할 정도로 유명했던 이들이 포털에서 빠져 나가면서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브랜드 블로거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당그니의 일본표류기'라는 일본문화 책자를 발간해 유명세를 탄 김현근씨는 블로거들의 세계인 블로고스피어에서 이름보다 '당그니'라는 아이디가 더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 및 그 후일담 등을 엮은 책 '이랏샤이마세 도쿄'를 발간하면서 포털 블로그를 떠나 '당그니닷컴'(www.dangunee.com)을 열었다.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애니메이션과 문화에 대한 다양한 견해,정보 등을 피력하고 있는 블로그다.

그는 특히 자신의 이름으로 독립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자신이 쓴 책뿐 아니라 직접 그린 만화,일본어 학습 정보 등 보다 개인적인 내용에 특화해 방문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대표적인 스타 '와이프로거(주부 블로거)' 문성실씨는 네이버에서 4년 가까이 블로그를 운영해 왔지만 최근 자신의 이름을 딴 '문성실닷컴'(www.moonsungsil.com)을 오픈했다.이미 4권의 베스트셀러 요리책을 펴낸 유명 블로거 문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도메인을 개설하자 기업들의 배너광고 제안이 쇄도할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윤군의 오래된 차고'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윤모씨 역시 최근 포털 블로그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걸고 독립 블로그(www.oldgarage.kr)를 오픈했다.

자동차 자체에 대한 관심사부터 자동차와 패션,자동차와 문화 등 폭넓은 주제를 다뤄 자동차 애호가들의 선호도가 높은 블로그다.PC통신 시절부터 게임 리뷰로 유명세를 떨쳤던 배진수씨 역시 자신의 아이디로 게임 전문 블로그 '섹시디노의 게임 로그'(www.sexydino.com)를 열었다.

블로그를 기반으로 게임전문지의 리뷰 필자로 활동 중인 그의 블로그는 게이머들 뿐 아니라 게임산업에 관심이 많은 기업들의 필수 블로그로도 호평받고 있다.

이 밖에 기존 매체에서 활동하던 전문 필자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브랜드의 팀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씨네21' 출신 기자들이 만든 팀블로그 '익스트림무비'는 영화 입체 분석을 앞세워 6개월 만에 방문자 500만명을 돌파,최고 인기 블로그로 떠올랐다.

유명 블로거들이 잇따라 포털의 블로그 서비스를 탈출하고 있는 것은 포털이 아무래도 정해진 형식에 묶여 있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누구나 쉽게 들어오는 포털 블로그보다 자신의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들어오는 충성도 높은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내거는 경우도 있다.

블로그에 많은 시간을 쏟는 블로거일수록 블로그를 통한 보상에 대해 관심이 높게 마련인데 기존 포털 블로그에서는 이런 보상을 받기가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반면 설치형 블로그에는 개인적으로 광고를 게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체 브랜드 파워를 가진 유명 블로거에는 기업 마케팅과 연계될 경우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블로그 네트워크 태터앤미디어를 이끌고 있는 한영 팀장은 "포털에서 블로그 활동을 할 경우 단기간에 많은 사람이 방문할 수는 있지만 활동의 제약도 많다"며 "방문자 수에 대한 압박이 적은 파워 블로거들의 경우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독립 도메인 블로그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