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일의 法 테크] 김경준과 블라인드 스팟

블라인드 스팟.원래 자동차 사이드 미러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초보운전자들이 차로 변경을 하면서 사고를 일으키는 것도 바로 이 지점 때문이다.미국의 임상심리학자 매를린 L 반 헤케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맹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결점을 잘 보지 못하거나,똑똑한 사람들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도 이런 사고의 사각지대 때문이라고 한다.

'불분명한 증거에 빠지는 맹점'도 있다.자신이 지지하는 대의명분과 관련된 자료는 비판없이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 탓이다.

헤케에 따르면 김경준 BBK 전 대표를 둘러싼 공방전에 날밤 새는 줄 모르는 여야 정치권은 이와 유사한 집단 블라인드 스팟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나만 옳고 너는 틀리다"로 요약된다.물론 이전투구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한 덕목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순간이다.

검찰이 이번만큼은 '떡값 검사'로 땅에 떨어진 위신을 되찾기 바란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