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지멘스, 77차례 걸쳐 160억원 뇌물

독일의 정보기술(IT) 대기업 지멘스의 천문학적 뇌물 사건의 구체적인 전모가 최근 밝혀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윌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자료를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멘스는 2001~2004년 러시아와 나이지리아,리비아 등에서 총 77차례에 걸쳐 거액의 뇌물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뮌헨 법원은 지멘스가 대규모 사업을 따내기 위해 2001~2004년 나이지리아 통신장관과 리비아,러시아 공직자들에게 총 1200만유로(약 160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건넸다고 밝혔다.지멘스는 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2억100만유로의 벌금을 내는 데 합의했으나 뇌물을 주고받은 사람들의 명단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뇌물 제공을 주도한 지멘스 이동통신 부서의 전임 담당자는 내년 초 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경찰 측은 지멘스의 2006년 수입 중 2000만유로 정도가 뇌물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집중 조사하고 있다.뮌헨 법원 측에 따르면 지멘스는 약 1000만유로를 나이지리아의 출입국 당국과 의원,전 통신장관 등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도 약 200만유로를 국영 전화회사 고위 간부에게 전달했고 리비아에서는 국영 우정통신기업 관계자에게 30만유로를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720억유로의 수익을 올린 지멘스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