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2010년 자산규모 280조원 ‥ 우리.신한 추격에 공격경영 선언

국민은행이 강정원 행장 2기 3년 동안 은행 자산을 50조원 이상 확대키로 하는 등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로 했다.

또 전산시스템 교체에 1조원을 투입키로 하는 등 향후 성장 기반 확충을 위한 투자에도 본격 나섰다.1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010년 말 자산 280조원,순이익 3조원을 달성한다는 경영목표를 설정했다.

강 행장은 지난주부터 전국 일선 지점 직원들을 만나 이 같은 비전을 제시하고 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자산(신탁 포함)은 227조원으로 국민은행의 경영목표는 3년간 이를 53조원 확대하겠다는 것이다.최근 은행 예금의 증권시장 이동,부동산시장 침체,중소기업 대출 급증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구상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들어 2위권과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져 자칫 선도은행의 자리를 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2004년 말 자산이 이미 200조원에 달해 118조8000억원 수준이었던 우리은행과 비교하면 70%가량 많았다.하지만 국민은행은 최근 3년간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면서 자산을 27조원 불리는 데 그쳤고,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자산을 100조원 가까이 늘리면서 지난 9월 말엔 213조원으로 키웠다.

이제 자산 규모 차이가 14조원에 불과해 우리은행이 국민은행 턱밑까지 쫓아온 실정이다.

조흥은행을 합친 신한은행도 자산이 2004년 말엔 154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9월 말엔 202조원으로 차이가 10%에 불과하다.대출 재원을 늘리는 방안으로는 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등을 적절히 활용키로 했다.

강정원 행장도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예금이 투자상품으로 빠져나가면서 대출보다 적게 됐지만 이것을 반드시 문제로만 볼 것은 아니다"라며 "모자라는 대출 재원은 CD 등 시장을 통해 조달할 수 있으며 현재 상황도 시간이 흐르면 바뀔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0년 3조원으로 비교적 보수적으로 잡았다.

국민은행이 올 들어 9월까지 올린 순이익이 2조2000억원에 육박하고 올 한 해 기준으로 2조7000억원이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3년간 3000억원만 더 늘릴 것이란 계획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에선 국민은행이 순이자마진(NIM)의 하락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봐서 자산 확대 비율보다 순이익 증대 비율을 낮게 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해외부문의 비중도 현재 1% 수준에서 2010년까지 8%로 높이기로 했으며 비은행 부문의 역량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특히 한누리투자증권 인수가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승인되면 서민금융에 진출하고 다음으론 손해보험회사를 인수한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이와 더불어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전산시스템으론 용량이 다 차 신규 서비스를 갖다붙이기 힘들다"며 "대용량 슈퍼컴퓨터를 새롭게 설치하는 동시에 수신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카드 대출 펀드판매 등 각종 분야의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앞으로 2∼3년간 1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