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技能한국인] 동아캐스팅 조성원 대표, 대학대신 兄운영 공업사 취업 '첫발'

엔진부품 등 개발 200억원 수입대체

"기술만 있으면 사오정은 남의 얘기죠." "이공계 기피,이해가 안돼요.""5년 정도만 참고 일하면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회사 다니면 도둑)'는 남의 얘기인데 왜 지원을 안하는지 참 안타깝습니다."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11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한 조성원 동아캐스팅㈜ 대표(사진)는 선정 소감을 최근 젊은이들의 이공계 기피 세태에 대한 걱정으로 대신했다.

그가 평생 몸담아온 주조업계에서도 기능직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조 대표는 지난 30여년간 금속주조의 외길을 걸으며 자동차와 열차부품을 국산화하는 등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로 '기능한국인'의 반열까지 올랐다.

조 대표가 주조업에 첫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79년.군 제대 후 대학 진학을 준비하다가 형이 운영하는 공업사에서 잠깐 일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대학생이던 고교동창이 취업 문제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조 대표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대신 금속주조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되리라 마음을 먹었다.이후 조 대표는 공업사에서 근무하며 기술을 익히는 한편 인천직업전문학교와 인하대 산업기술대학원,인천기능대(현 한국폴리텍2 인천대학)에서 관련 전문 지식을 쌓았다.

주조기능사 1급과 주조기능장 자격도 함께 취득했다.

1993년 형이 공업사를 매각했지만 조 대표는 관련 업계로 진출해 연구개발과 생산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해 갔다.이런 전문 지식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조 대표는 정밀주조 분야의 선진국인 일본을 차츰 따라잡기 시작했다.

1991년 일본에서 수입하던 건설 중장비용 유압부품을 국산화한 데 이어 철도청(현 코레일)이 발주한 탄성 사이트베이라 소재 개발에 참여했다.

2001년 자신의 회사 동아캐스팅을 창업한 후 자동차 엔진부품 주물 소재인 '타펫'(TAPPET)을 개발했다.

이어 2003년 일본 수출용으로 전기 조임장치인 클램프 레버(CLAMP LEVER)도 만들었다.

2005년에는 '배기가스 재순환밸브 소재의 주형'도 개발했다.

조 대표가 이렇게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나 공정은 모두 20여건.이들 제품으로 인한 수입 대체효과는 무려 200억원(누적액)에 이른다.

타펫 주조장치와 배기가스 재순환밸브의 주형은 특허(실용신안)도 갖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한 동아캐스팅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현대기아차 SQ 인증을 받아 엔진부품 등을 납품 중이며 그 밖에도 다양한 주조품을 생산해 현재 60억원이 넘는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조 대표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기능대학장 수상과 노동부장관 표창을 받았으며 2001년에는 기능인 최고의 영예인 '명장'에 올랐다.

조 대표는 이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후배 기능인에게 전수하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자신이 다녔던 인천직업전문학교와 인천기능대에 강사로 출강하고 있으며 전국기능올림픽경기대회 심사위원도 함께 맡고 있다.

글=이호기/사진=김정욱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