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중소형아파트 리모델링 '탄력'

서울 강남권에서 중.소형 아파트로 구성된 단지들이 잇따라 리모델링에 나서 주목된다.

이들 단지는 공사비가 많이 들어가는 대형 아파트가 적어 80% 이상의 주민동의율 확보 등 리모델링 사업 요건을 맞추기가 쉬운 데다 강남권 요지에 위치해 있어 공사 후 주택 규모가 확대되면 집값 상승 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로 리모델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아파트가 대부분인 강남구 대치동 대치2차 우성아파트,강남구 개포동 대청아파트,서초구 반포동 미도1차 등은 최근 시공사를 선정하고 리모델링을 서두르고 있다.

대치 우성아파트는 전체 354가구가 모두 107㎡(32평)형의 단일 평형으로 구성된 단지로,동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주택 크기를 143㎡(43평)형으로 확장하는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대우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한 개포동 대청아파트도 59~86㎡(18~26평)의 소형아파트 단지다.이곳은 리모델링을 통해 주택 규모를 가구당 10평 정도씩 늘릴 계획이다.

반포동 미도1차 역시 112㎡(34평)형의 단일 평형으로 구성된 단지다.

이 아파트는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149㎡(45평)로 늘리는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개포동 대치아파트 등 속속 가세

이들에 이어 리모델링 허용 건축 연한인 15년을 갓 넘긴 강남권 중.소형 아파트 단지들도 리모델링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관심을 끄는 단지는 강남구 개포동 대치아파트다.이 아파트는 46~69㎡ 규모의 소형아파트 1753가구로 구성된 대단지다.

올해 준공 15년을 맞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내달 6일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하는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59~86㎡(18~26평)짜리 중.소형 720가구로 구성된 강남구 일원동 수서아파트도 최근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을 통해 리모델링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이 밖에 송파구의 경우 오금동 우창과 아남,가락동 현대6차와 삼성(92.105㎡형 215가구),풍납동 극동아파트 등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리모델링 후 시세 차익 수준이 관건

그동안 리모델링을 추진해오다 좌초된 단지들은 대형 아파트 소유자들의 반대로 조합 설립이나 공사 착공 전 행위허가를 위한 주민동의 요건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최근 들어 사업 속도가 빠른 단지들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로 구성된 곳들"이라며 "이들은 주택면적 확대,주차공간 확보 등이 절실해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는데 어려움이 덜하다"고 밝혔다.

리모델링사업은 공사 후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가 관건이다.

재건축은 일반분양 수입을 통해 조합원들의 부담을 덜 수 있지만,리모델링은 입주민들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후 기대되는 시세 차익이 공사비를 만회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대치2차 우성아파트의 경우 주민들은 시공비와 이주지원비 이자 등을 포함,각 가구가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 2억5000만원보다 2011년 재입주 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많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이상일 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 부위원장은 "주변 40평형대 초반 아파트값이 16억원을 호가하고 있어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한 단순비교만으로도 3억원 이상의 순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