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플로팅 아일랜드' 표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팜 아일랜드(Palm Island)를 벤치마킹한 서울시의 한강 인공섬 '플로팅 아일랜드(Floating island)'조성 사업이 장기 표류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한강 반포지구 잠수교 남단에 1만㎡ 규모의 플로팅 아일랜드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할 사업자 선정에 실패했다고 20일 밝혔다.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지난달 말 공모를 마감한 결과,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단 1곳에 불과했다"면서 "공모 조건을 일부 수정해 이달 중 재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잠수교가 보행전용도로로 전환되는 시점에 맞춰 2000㎡ 규모의 수상 공연무대를 선보이려던 서울시의 계획은 일단 무산될 전망이다.

100% 민자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에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공모조건을 보면 전체 면적의 40% 이상을 공연장 갤러리 등 고급 문화시설로 채워야 하지만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은 40% 이하로만 규정돼 있다.

서울시는 뒤늦게 편의시설 비율을 높이고 시비를 일부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편의시설 비율을 높일 경우 특혜시비가 일 가능성이 있는 데다 한강에 문화관광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시의 목표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