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中企대출 또 옥죈다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에 대해 다시 한번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올 4분기 결산부터 기업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한다고 밝혔다.은행은 기업에 대출을 실행할 경우 돈을 떼일 것에 대비해 대출금의 일정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두는데,이 적립비율을 상향조정하면 은행의 부담이 늘어나 대출이 위축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금감원은 연체가 없는 정상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최저 적립률을 현행 0.70%에서 4분기 결산부터는 0.85%로 0.15%포인트 상향 조정키로 했다.

특히 건설·부동산업,도소매업,숙박·음식업종의 정상여신에 대해서는 현행 0.70%에서 1.2%로 0.5%포인트 샹향 조정키로 했다.건설 부동산 숙박 음식점 등은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소호) 대출이 상당부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조치로 은행권이 연말 결산 때 약 1조40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은행권의 이익이 그에 비례해 줄어들 전망이다.금감원은 다만 요주의 및 고정 이하 기업여신에 대한 충당금 최저 적립률은 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감원 김대평 부원장은 "부동산 관련 대출 및 소호대출의 예상 손실률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아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2006년 45조4000억원 늘어나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9월 말까지 이미 53조3000억원이 급증해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7.6%에 달했다.금감원이 이처럼 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키로 한 것은 은행 간 중소기업대출 경쟁이 심화되면서 '쏠림현상'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은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은행권의 과당경쟁과 쏠림현상을 자제하라고 구두 경고해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