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신제품 '페놈'으로 인텔에 맞불

컴퓨터 프로세서(CPU:중앙처리장치) 맞수인 인텔과 AMD 간의 주도권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인텔이 지난주 45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하는 '펜린' 프로세서를 발표하자 AMD는 데스크톱용 쿼드코어 프로세서 '페놈'을 내놓았다.양사가 거의 동시에 신제품을 내놓음에 따라 CPU 전 제품군에 걸쳐 가격이 들썩이는 등 가격경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AMD코리아는 20일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자사 첫 번째 데스크톱용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페놈 시리즈를 내놓았다.

페놈은 4개의 코어를 칩 하나에 집적한 첫 번째 제품이다.인텔은 듀얼코어 칩 2개를 묶어 쿼드코어 제품을 만들고 있다.

AMD는 페놈 9600(2.3㎓)과 9500(2.2㎓) 두 제품을 선보였다.

가격은 각각 283달러,251달러다.페놈은 AMD의 신제품이지만 인텔의 최신 제품군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비교 대상 제품으로도 인텔의 최신 45나노 펜린이 아닌 올초에 나온 65나노 '코어2쿼드 Q6600'이 꼽힌다.

페놈이 Q6600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까지 나와 체면이 말이 아니다.AMD는 CPU만 단순 비교할 게 아니라 페놈과 함께 내놓은 ATI 3800 시리즈 그래픽카드,7시리즈 메인보드 칩세트를 묶은 '스파이더' 플랫폼을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스파이더는 AMD가 지난해 그래픽 칩세트 업체 ATI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내놓은 그래픽 통합 플랫폼이다.

박용진 AMD코리아 지사장은 "ATI 인수 후 AMD는 CPU,그래픽 등 컴퓨터 성능 전반을 향상시키는 솔루션 업체로 거듭났다"며 "컴퓨터에 스파이더 플랫폼을 장착하면 인텔의 동급 제품을 장착하는 경우에 비해 10만원 이상 가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최근 45나노 공정의 펜린을 발매한 데 이어 내년 초엔 45나노 제품군을 대거 확충할 예정이다.

고기능 쿼드코어 제품인 코어2익스트림 9550,9450,9300과 듀얼코어 제품인 E8500,8400,8300 등을 선보인다.

내년 1분기엔 셀러론 듀얼코어 E1200도 내놓는다.

싱글코어를 고수해온 셀러론마저 듀얼코어로 전환하면 프로세서 전 제품이 멀티코어로 진화하게 된다.

신제품이 대거 쏟아지면서 CPU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로선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다.

인텔이 45나노 쿼드코어를 내놓으면서 65나노 쿼드코어 제품 가격이 2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MD 페놈도 인텔 동급 제품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추려면 가격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제품비교업체 브레인박스의 문태환 사장은 "AMD가 내놓은 페놈 제품군은 인텔 Q6600에 비해 성능이 15% 이상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며 "인텔과 경쟁하려면 250달러가 넘는 초기 출시가격을 내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