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의회 따로… 재단법인 따로… 고려대 '총장2명 선출' 사태 오나

고려대 차기 총장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법인과 교수의회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파행이 예상된다.

교수 전체 투표 절차를 없애기로 한 법인의 방침에 교수의회가 강력 반발하면서 법인과 교수의회가 제각각 총장을 뽑는 초유의 사태까지 생길 수 있다.고려대 교수의회는 21일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에 추천할 교수 선출 방식을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네거티브방식'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지난 선거와 같은 방식으로 어윤대 전 총장은 부적격 표를 많이 얻어 총추위까지 가지 못했다.

교수의회는 네거티브 방식에 문제점이 많다고 판단,선호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포지티브방식으로 바꾸려 했으나 이날 투표자 절반 이상의 찬성표를 얻는데 실패했다.지난달 18일 고려대 이사회는 교수 전체 투표를 폐지하고 법인 측에 등록한 후보를 모두 총추위에 올려 최종 결정은 이사회가 하기로 교칙을 변경했다.

하지만 교수의회는 이 같은 절차로는 "교수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며 교수 투표제를 유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법인은 법인대로 오는 12월4일까지 총장 출마자 등록이 끝나면 이들 후보 전부를 총추위에 올릴 예정이다.바뀐 교칙에 따르면 총추위 구성원 30명(교수 15명,재단인사 4명,동문회 5명,교직원 3명,학생 3명)이 각각의 후보에 대한 점수를 실명으로 매겨 이 중 2~3명을 이사회에 추천하면 최종 결정은 이사회가 하게된다.

문제는 교수의회 역시 법인에 등록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교수 직접 투표제를 통해 총추위에 보낼 후보군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만약 총추위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경우 교수의회가 독자적으로 총장을 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구체적인 논의는 오는 30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선출 방식을 두고 혼란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천타천으로 현재 9명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염재호(행정학과) 이만우(경제학과) 이기수(법대) 김일수(법대) 김현구(역사교육과) 김호영 교수(기계공학과) 등 6명은 지난 총장 선거 때 출마했던 후보들이다.반면 김병철 생명과학대 학장과 최광식(한국사학과) 이두희 교수(경영대)는 이번 선거 때 첫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