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오르기 전에 자금 확보하자" 회사채 발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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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 급증 .. 2주 연속 1조원 넘어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회사채 발행규모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주간별 회사채 발행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회사채 금리가 최근 6%대로 올라서며 급등세를 지속하자 기업들이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19~24일) 동안 발행될 회사채 규모는 39건 1조152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주 전(12~17일) 1조1679억원 발행에 이어 2주 연속 1조원대 발행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11월의 주당 평균 회사채 발행규모는 8808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9월과 10월의 주당 발행규모가 각각 6837억원과 5749억원임을 감안하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채 발행 증가는 △금리 급등 지속 △국제금융시장 불안 심화 △설비투자 증가 △달러 유동성 위축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우선 금리 급등세 지속으로 자금조달 시기를 앞당기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게 회사채 발행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채 발행액 증가가 금리상승시기와 맞물리고 있는데서도 잘 드러난다.
최근 회사채(AA- 무보증 3년채) 금리는 보름 가까이 급등세를 보이며 6.2%대로 껑충 뛰었고,회사채 발행물량 증가는 금리 상승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평가다.성인모 증권업협회 채권시장실장은 "채권시장 분위기상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만기 회사채의 상환을 비롯해 자금 수요가 있는 기업들이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해외금융시장 불안정으로 해외채권 발행이 크게 위축된 점도 회사채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 현대캐피탈은 지난 9월 원화 4000억원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발행을 시도하다 실패했고,국민은행 산업은행 등도 발행을 연기하는 등 해외채권 발행시장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김형권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정 때문에 한국 외평채 가산금리가 급등하는 등 해외채권발행 여건이 크게 악화돼 기업들로서는 국내 회사채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채 10년물 대비 한국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11월 초 86bp(0.86%)였지만 지금은 101bp(1.01%)로 한 달여 만에 25bp나 급등했다.
이 같은 가산금리는 북핵 문제 완화 등으로 국가신인도가 높아졌던 지난 6월 초의 65bp에 비해선 50%가량 높아진 수준이다.
늘어나고 있는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회사채 발행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설비투자는 2004년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당시 분기당 18조원 수준이던 설비투자규모는 올 2분기에는 23.4조원으로 급증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처해 달러 유동성 부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기업들이 서둘러 달러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점도 회사채 발행 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국제금융시장에서 신용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우선 원화 채권을 발행한 뒤 이를 외환시장에서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최근 급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