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반격나서 "계약서 인감은 임의로 만든 막도장"

한나라당은 23일 김경준씨의 모친 김영애씨가 검찰에 제출한 이면계약서는 허위,날조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명박 후보가 2000년 2월21일 BBK 주식 61만주를 김씨에게 넘기는 내용이 포함된 이면계약서 진위 여부가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명쾌하게 가려줄 핵심 사안으로 떠오른 만큼 결백 입증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홍준표 당 클린정치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김씨 측이 제시한 한글계약서가 위조됐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 후보의 인감도장과 서명이 담긴 인감증명서，LKe뱅크 정관과 이사록，하나은행 풋옵션 계약서 등 4건의 서류를 제시했다.

홍 위원장은 우선 계약서에 찍힌 인감이 가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는 2000년 4월24일 인감도장을 잃어버려,그 이후 새 인감을 썼다"며 "그런데 김씨 측이 내놓은 서류의 도장은 분실 전 쓰던 인감도장도，새로 만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후보가 LKe뱅크의 정관을 작성한 2000년 2월18일에도 자신의 인감도장을 사용했는데,불과 3일 후 작성한 계약서에 인감이 아닌 다른 도장을 썼을 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약서에 쓰인 것은 김씨가 이 후보의 새 인감을 본떠 임의로 만든 막도장"이라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계약서상의 주식 매매와 관련,"세무서 신고 자료에 따르면 2000년 5월9일 이전까지 BBK 주식 60만주(지분 98.36%)는 '제3자'인 e캐피탈이 갖고 있었다"며 "이 후보가 이 주식을 팔았다면 남의 주식을 매각한 게 된다"고 서류 위조 가능성을 거듭 제기했다.

2000년 6월 하나은행과 맺은 5억원짜리 풋옵션 계약서에도 이 후보 도장과 서명이 있는데,50억원을 주고받는 계약서에 서명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게 한나라당의 설명이다.

클린정치위 소속 고승덕 변호사는 "통상 도장은 이름 옆에 찍는데,'한글계약서'엔 문서 오른쪽 끝에 찍혀 있다.

백지에 도장을 미리 찍어놓은 뒤 나중에 위조할 때 쓰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