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특별기고) 철강유통구조 개선의 당위성

<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 류명기 부산경남 철강유통협동조합 이사장 >국내 조선 업계는 우수한 기술력과 탁월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현재 전 세계 조선 물량의 대부분을 수주하며 3년 치 일감을 확보하는 등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후판 주문재 수량의 절대적 부족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여러 전문가들의 통계 및 보고에 따르면 향후 2011년까지 매년 300만t 이상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앞으로 일본이나 중국 등 제3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일부 신생조선소의 비 전략적이고도 무분별한 수급 행태와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무역회사들이 중국 재 수입가격을 급등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형조선소들은 전문화된 딜러나 혹은 중국 현지 계열회사를 통해 중국 철강업체(mill) 들과 접촉,가격 협상을 통해 효율적으로 물량을 조율해 나가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하지만 일부 신생조선소들이 중국 상거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상식 없이 중국 철강업체를 무작위로 방문,선취매에 나서고 있어 사재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중국 철강업체의 담합과 가격급상승을 부채질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미 중국 철강업체들은 중국철강공업협회가 주축이 돼 다롄 및 베이징에서 수차례의 모임을 갖고,한국 주문재 시황이 최소 3년은 지속될 것으로 인지하고 가격 인상 및 물량 조절,그리고 수출세 부과를 통해 극도의 마진을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12월부터 계약되는 중국발 철강재 주문재 가격은 900달러가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과도한 외화낭비와 왜곡된 시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첫째,향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중국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깊으며 경험이 많은 전문화되고 검증된 딜러를 통해서만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 철강유통조합 등의 검증된 단체,또는 수입전문 특수 법인을 설립해 일괄 구매하는 방법이 검토돼야 한다.

일본의 경우 수요자와 각 밀(mill)들 사이에는 검증되고 전문화된 에이전트가 있어 전략적이고도 원활한 수요 및 공급체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작년 8월 부산ㆍ경남 지역의 철강 유통업계가 모여 조합을 설립한 것도 한편으론 이런 유통 구조를 정착하기 위함이다.

부산ㆍ경남 철강유통조합은 철강재 공동 구매사업을 벌여 물류비를 대폭 절감하는 등 다양한 공동 사업에 나설 계획이며,전문 딜러 혹은 업체를 설립해 합리적인 유통 마진을 책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