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이통 표준 양자대결 구도로

한국식 와이브로냐 유럽식 LTE냐…

모바일 와이맥스(한국명 와이브로)냐,LTE냐.4세대 이동통신 기술표준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4세대 이동통신이란 2012년께 상용화될 통신 기술로 전송속도가 현행 3세대보다 50배 이상 빨라 대용량 동영상이라도 원활하게 송수신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은 모바일 와이맥스(엄밀히 말하면 여기서 진화한 기술)를,유럽식 이동통신(GSM) 진영은 LTE를 4세대 후보로 밀고 있다.

미국 퀄컴은 UMB(울트라 모바일 브로드밴드)를 내세우고 있으나 미국 이통사들이 LTE나 와이맥스를 선택해 경쟁대열에서 뒤처졌다.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에 게재한 '4세대 표준전쟁 불붙다'란 기사에서 모바일 와이맥스와 LTE의 양자 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진영의 LTE 밀어주기

세계 이동통신 가입자의 80%가 유럽식(GSM) 기술을 이용한다.2세대에서 미국식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택했던 SK텔레콤과 KTF가 3세대에서 GSM 진화 기술인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을 채택한 것도 대세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GSM 진영은 이용자가 많은 만큼 4세대 표준 경쟁에서도 일단 유리하다.

유럽식 이통사업자 모임인 GSM협회는 지난 13일 마카오에서 '모바일 아시아 총회'를 열고 LTE를 4세대 기술표준으로 지지하기로 합의했다.노키아가 주도하는 GSM 진영이 LTE 지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은 지난달 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모바일 와이맥스를 3세대 국제표준으로 채택한 데 자극받은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와이맥스가 4세대 경쟁 후보로 급부상하자 LTE 표준화를 서두르기로 한 것이다.

LTE는 아직 로드맵도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일본 1위 이통사 NTT도코모는 2009년까지 LTE 테스트를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퀄컴 CDMA 진영의 와해

2세대 이동통신에서는 한국이 상용화를 주도한 데 힘입어 CDMA가 30%에 근접하는 시장을 차지하며 GSM 진영을 위협했다.

그러나 3세대에서는 GSM 진화 기술인 WCDMA가 사실상 천하를 통일했다.

CDMA의 진화 기술인 EVDO 리비전A는 외면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1,2위 이통사인 AT&T와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4세대 기술로 LTE를 미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미국 3위 이통사업자인 스프린트 넥스텔은 이미 모바일 와이맥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해 2008년 말까지 1억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었다.

이처럼 미국 1,2,3위 이통사업자가 퀄컴의 UMB를 외면하면서 4세대 경쟁 구도는 모바일 와이맥스와 LTE로 좁혀지고 있다.

◆모바일 와이맥스의 확산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하는 모바일 와이맥스 진영도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는 이미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를 상용화했고 삼성은 4세대 기술 후보로 '와이브로 에볼루션'을 제시했다.

와이맥스 진영에 합류한 업체는 410개에 달했다.

모바일 와이맥스를 채택하겠다는 사업자도 75개나 된다.

시스코,노키아,모토로라 등도 와이맥스 진영에 발을 들여놓았다.

시스코는 지난달 와이맥스 특허 보유업체 중 하나인 나비니네트웍스를 3억3000만달러에 인수하며 와이맥스 진영에 합류했다.

노키아도 내년 중 와이맥스 기술을 이용하는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노키아는 LTE 진영을 이끌고 있으나 단말기 업체로서 와이맥스 시장도 넘보고 있다.통신업계 관계자는 "4세대에서는 모바일 와이맥스 진화기술과 LTE가 복수표준으로 공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2,3년간 경쟁이 진행되는 동안 기술에서 격차가 벌어지면 힘이 한 쪽으로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