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弗 시대 오는데 한국은 지금까지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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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1973년 한국의 하루 평균 원유 수입량은 28만배럴이었다.
하지만 작년엔 244만배럴을 기록했다.8.7배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일본의 하루 원유 수입량은 같은 기간 중 500만배럴에서 425만배럴로 오히려 15% 줄었다.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앞둔 '초고유가 시대'다.생존의 키워드는 '에너지 효율'.그런데도 똑같은 자원 빈국인 한국과 일본의 대처는 이처럼 극명하게 달랐다.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은 에너지 절약 노력으로 경제가 유가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진행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반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난 만큼 석유 수입량도 증가하는 '커플링 현상'(동조화)이 심해져 고유가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두 나라의 경제 성장을 감안하면 에너지 이용의 차이는 더욱 대조적이다.
한국의 GDP는 1973년 87조원에서 작년엔 759조원으로 8.7배 증가했다.GDP가 늘어난 만큼 원유 수입량도 똑같이 8.7배 늘었다.
일본의 GDP는 같은 기간 중 117조엔에서 550조엔으로 4.7배 성장했는데도 원유 수입량은 오히려 줄었다.
일본은 초고유가 시대에도 생존 경쟁력을 갖춘 반면 한국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석유 의존 경제를 갖고 있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일본 경제가 석유시장 환경과 디커플링을 이룬 것은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를 거친 이후 기업은 물론 일반 가정도 에너지 소비 절감 노력을 기울여 '에너지 고효율 경제'로 지속적으로 변모해온 데 따른 결과다.
공급 측면에서 일본은 원자력 석탄 천연가스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을 통해 석유 의존도를 줄여갔다.
이 결과 1차 오일쇼크 당시 77%에 달하던 석유 의존도가 45%로 낮아졌다.
수요 측면에서는 1979년부터 종합적인 에너지 절약 기준을 규정한 '에너지 절약법'을 제정해 기업 공장 기계 등에 대한 에너지 절약 노력을 의무화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국가 시책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세계 2위의 경제 규모를 최소한의 에너지로 운영하는 자원절약형 경제를 구축했다.
반면 한국은 '에너지 불감증'에 빠져 에너지 고소비형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성을 나타내는 에너지원단위(GDP 1000달러어치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의 양)는 2005년 현재 0.36TOE(석유환산t)로 일본(0.11TOE)보다 3배 이상 높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30 에너지 비전'에서 2030년 유가 수준을 배럴당 57달러로 예상한 것은 정부의 안일한 자세를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녹색연합)이라는 지적이다.월스트리트저널은 "에너지 효율 경제를 갖춘 국가만 살아남는 것이 초고유가 시대의 적자생존 법칙"이라며 일본의 노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하지만 작년엔 244만배럴을 기록했다.8.7배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일본의 하루 원유 수입량은 같은 기간 중 500만배럴에서 425만배럴로 오히려 15% 줄었다.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앞둔 '초고유가 시대'다.생존의 키워드는 '에너지 효율'.그런데도 똑같은 자원 빈국인 한국과 일본의 대처는 이처럼 극명하게 달랐다.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은 에너지 절약 노력으로 경제가 유가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진행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반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난 만큼 석유 수입량도 증가하는 '커플링 현상'(동조화)이 심해져 고유가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두 나라의 경제 성장을 감안하면 에너지 이용의 차이는 더욱 대조적이다.
한국의 GDP는 1973년 87조원에서 작년엔 759조원으로 8.7배 증가했다.GDP가 늘어난 만큼 원유 수입량도 똑같이 8.7배 늘었다.
일본의 GDP는 같은 기간 중 117조엔에서 550조엔으로 4.7배 성장했는데도 원유 수입량은 오히려 줄었다.
일본은 초고유가 시대에도 생존 경쟁력을 갖춘 반면 한국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석유 의존 경제를 갖고 있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일본 경제가 석유시장 환경과 디커플링을 이룬 것은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를 거친 이후 기업은 물론 일반 가정도 에너지 소비 절감 노력을 기울여 '에너지 고효율 경제'로 지속적으로 변모해온 데 따른 결과다.
공급 측면에서 일본은 원자력 석탄 천연가스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을 통해 석유 의존도를 줄여갔다.
이 결과 1차 오일쇼크 당시 77%에 달하던 석유 의존도가 45%로 낮아졌다.
수요 측면에서는 1979년부터 종합적인 에너지 절약 기준을 규정한 '에너지 절약법'을 제정해 기업 공장 기계 등에 대한 에너지 절약 노력을 의무화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국가 시책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세계 2위의 경제 규모를 최소한의 에너지로 운영하는 자원절약형 경제를 구축했다.
반면 한국은 '에너지 불감증'에 빠져 에너지 고소비형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성을 나타내는 에너지원단위(GDP 1000달러어치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의 양)는 2005년 현재 0.36TOE(석유환산t)로 일본(0.11TOE)보다 3배 이상 높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30 에너지 비전'에서 2030년 유가 수준을 배럴당 57달러로 예상한 것은 정부의 안일한 자세를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녹색연합)이라는 지적이다.월스트리트저널은 "에너지 효율 경제를 갖춘 국가만 살아남는 것이 초고유가 시대의 적자생존 법칙"이라며 일본의 노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