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이번엔 '보험료 할인' 경쟁

카드업계가 손해보험사와 함께 보험료 할인카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경쟁 과열로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사와 보험사들이 할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특히 이들 서비스는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료 카드 결제를 꺼리는 생명보험사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29일 교보AXA자동차보험과 제휴해 보험료 할인카드인 '교보 AXA 롯데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로 교보AXA의 자동차보험료나 상해보험료를 결제하면 초회보험료에 따라 2만~3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5만원 이상 결제하면 2~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일반 가맹점에서 사용한 금액의 0.5%를 포인트로 적립받아 매회 보험료를 결제할 수 있다.롯데카드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일부 카드사와만 카드 가맹점 계약을 맺은 데다 대부분의 보험에 대해 카드 결제를 막고 있어 우선 다이렉트 채널이 강한 손보사들과 손을 잡고 보험료 할인카드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카드도 흥국쌍용화재와 손을 잡고 자동차 보험료를 3만원 할인해주는 '신한 이유 다이렉트 카드'를 출시했으며 현대카드와 하나은행도 자동차 보험료를 2만원씩 깎아주는 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또 손보사들과 제휴관계를 맺고 회원들에게 무료 항공보험과 여행자보험,상해보험에 가입시켜 주는 카드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과 손보사들이 제휴 관계를 확대하는 이유는 보험료 카드결제를 통해 양측 모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수입을 늘리고 손보사들은 모집비용이 덜 드는 다이렉트 채널을 더욱 확대하는 이점이 있다.2002년만 해도 다이렉트 채널의 점유율은 전체 자동차 보험시장의 1%에 불과했으나 5년 만에 15%로 늘어난 데 이어 수년 내 3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일단 다이렉트 채널이 강한 자동차 보험 할인카드 출시에 주력한 뒤 상해보험이나 장기보험으로도 제휴 관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카드사들은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는 생보업계를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금감원은 최근 보험업계에 "신용카드 가맹점인데도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것은 여신금융전문업법 위반인 만큼 시정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대형 생보사들은 카드 결제를 거부하면서 내년 중 카드 가맹점에서 탈퇴하거나 가맹점 계약은 유지하면서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여신금융전문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