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ELW로 고수익' 이원근 한국과학커뮤니케이션硏소장 … 마음 다스리면 수익률 '매직'

[고수에게 듣는다] 'ELW로 고수익' 이원근 한국과학커뮤니케이션硏소장 … 마음 다스리면 수익률 '매직'
이원근 한국과학커뮤니케이션 연구소장은 전업 투자자가 아니다.

'고수에게 듣는다'라는 내용의 인터뷰라는 말에 "전 그냥 개미일뿐입니다"라며 고사해 그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뺐다.이 소장의 주거래증권사인 리먼브러더스의 이혜나 이사는 그에 대해 "ELW(주식워런트증권)에 있어 자신만의 분명한 투자원칙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며 "일반 투자자들은 ELW에서 높은 변동성으로 수시로 치고 빠지기 일쑤인데 3개월을 꾸준히 보유해 750%의 수익을 내는 점이 독특하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하루 종일 시세판을 쳐다보지도 않고,쳐다볼 수도 없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다 최근에는 생활속의 친밀한 과학세상을 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그는 연구소장뿐 아니라 과학극단 '키스'의 단장이기도 하다.

프로 마술사로서 과학을 응용한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 소장이 주식에 입문한 건 불과 1년여 전이다.작년 9월 우연찮게 지인이 "좋은 종목이 있다"는 말로 유혹(?)해와 무작정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개미의 전형이었죠.공부없이 '몰빵'하고 '미수'치고 심리따라 움직이고.개인 심리를 이용하는 세력들한테 당할 수밖에 없죠." 이 소장은 처음 산 팬텀엔터그룹에서 며칠 만에 20~30% 수익을 올렸지만 지난해 10월 급락장에서 손절매만 두세 번 하면서 계좌는 반토막났다.

그 뒤에는 원금을 회복하려는 욕심에 급등주만 따라 다녔다.종잣돈이 30~40%로 줄어들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액을 현금화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책도 보고 강연회도 쫓아다니고 인터넷 유료 사이트에도 가입했죠." 그는 주식은 물론 선물·옵션 ELW 해외선물까지 공략했다.

"주식은 순전히 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뭔가 원리가 있고 세계적인 투자자들은 분명한 투자 원칙이 있더군요.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해 말 수개월간 주식 공부에 매달린 이 소장은 올 들어 과실을 따먹기 시작했다.

금액을 밝히긴 거부했지만 이미 원금을 회복하고 수익까지 내고 있다고 했다.

특히 포스코 '콜 ELW'에서는 지난 6월 말 투자해서 10월 초까지 3개월간 보유해 750%의 수익을 냈다.

그는 ELW에서 고수익을 내는 방법을 소개했다.

우선 기초자산에 대한 기술적·기본적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자산이 상승추세인지 하락추세인지를 살피고 지수관련주는 세계 증시의 영향이 큰 만큼 해외 상황을 꼼꼼히 체크할 것을 주문했다.

ELW의 고수익도 잔 파도에 신경쓰지 않고 큰 추세를 보고 매매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이 소장은 또 최소 세 종목 이상에 분산투자하고 기초자산이 눌림목(바닥을 확인한 주가가 급등한 후 조정을 보이는 시기)이나 투매가 나오는 시점에서 사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동성공급자(LP)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최종거래일 한 달 전 LP가 빠져나가니까 최소 100일 내지는 120일 정도 남은 외가격대의 ELW를 골라야 합니다.

그리고 나선 LP가 관심종목의 호가나 물량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지 미리 장중에 잘 살펴봐야 하죠." LP가 호가를 지나치게 벌려 놓거나 주문량을 최소한으로 깔아 놓는 등 소극적인 LP의 ELW는 피하기 위해서다.

이 소장은 만기가 며칠 안남은 5원이나 10원짜리 ELW는 거들떠보지도 말라고도 했다.

"가능하면 300원 이하짜리는 안 봅니다.

우량주는 싼 가격이 없죠.기본적으로 300~500원 이상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주식관련 자산도 분산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우량 주식을 중심으로 현물을 50% 이상 가져가고 ELW는 30% 정도만 투자한다.

현금도 반드시 최소 20%를 유지한다.

그래야 주가가 눌림목에서 벗어나 재상승이 본격화되면 추가로 살 수 있고 반대로 떨어지면 매수 단가를 낮춰 빠져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주식투자를 즐긴다.

주식과 거리가 먼 이학박사지만 주식을 알게된 게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주식은 중요한 평생 재테크 수단이죠.자식들한테도 일찌감치 교육시켜 주고 싶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정석투자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도 워런 버핏도 나오고 조지 소로스도 나올 수 있습니다.

금융은 이제 국가의 주권입니다."

이 소장은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찍자는 권유에 마술 소품으로 가득한 사무실에서 심장(모래시계)을 들여보였다.

"주식이건 ELW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모래시계와 같이 긴 안목으로 여유있게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글=서정환/사진=양윤모 기자 ceoseo@hankyung.com.

< 용어 풀이 >주식워런트증권(ELW)=특정 주권의 가격 또는 주가지수의 변동과 연계해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미리 약정된 방법에 따라 해당 주식 또는 현금을 사고 팔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증권.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면 '콜 ELW'를, 내릴 것으로 보면 '풋 ELW'를 사 수익을 낸다.

◆유동성공급자(LP)제도=ELW에서 매도·매수 주문 등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 증권회사가 유동성 공급자가 돼 지속적으로 매도·매수 호가를 제시해 거래를 활성화하는 제도.LP는 거래되는 ELW가 적정 호가 스프레드를 유지토록 의무적으로 호가를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