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한강르네상스

다카스기 노부야 < 한국후지제록스 최고고문 nobuya.takasugi@kor.fujixerox.com >

필자는 매일 아침 1시간 정도 워킹을 하고 주말에는 자전거를 탄다. 특히 서울 이촌동에 살고 있어 한강변을 자주 간다. 12월에 접어 들어 해뜨는 시간이 7시가 넘는 데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시민들이 걷기와 달리기를 즐기고 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저씨,경보를 하는 아줌마,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 모두 활기가 넘친다. 그 중에서도 연세가 지긋한 부부가 손을 잡고 워킹을 하고 있는 모습은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흐뭇한 광경이다. 정말 한국인은 워킹과 조깅을 즐기는 국민이란 생각이 든다.한강변의 잘 정비된 산책로도 훌륭하다.

지난 3월 오세훈 서울 시장은 필자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문 위원회(FIAC)에서"한강을 런던의 템즈강,파리의 센강 이상의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만들 자신이 있다"며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한강의 자연미를 살려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2009년까지 한강 주변의 콘크리트 옹벽에 야생화와 넝쿨식물을 심어 환경친화적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다.여의도 샛강,암사둔치,강서지역 등에 생태공원을 조성한다.지상에 보행 녹도(GreenWay)를 만들고 버스 자전거 등을 연계해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지난 봄에는 한강변 콘크리트 옹벽에 야생화 등을 심었다.매년 장마,태풍 시즌이 되면 한강이 범람해 수영장과 테니스장,공원들이 침수되는 광경을 몇 번이나 봐온 터라 괜찮을지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 후 듣기로는 음악당을 비롯해 각종 문화시설을 정비하고,조명을 통한 경관의 창출,접근로 개선,용산 미군기지터 공원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게다가 2030년까지 용산·서부이촌동과 여의도에 국제광역 터미널을 신설해 중국의 상하이 톈진을 왕래하는 뱃길을 설치,서울을 항만도시로 만든다고 한다.

장대한 계획이다.시민들도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급격한 도시화는 인간을 소외시키기 쉽다.

'Renaissance'란 말의 어원은'Re(다시)'와 'nessance(탄생)'를 합성한 프랑스어다. 직역하면 재생이다.

이는 문예부흥,인간부흥의 의미이기도 하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저씨,경보를 하는 아줌마,손을 잡고 걷는 노부부,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 이들 모두의 즐거움이 계속될 수 있도록 인간존중의 서울 만들기가 성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