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급등속 성장둔화 조짐 ‥ 스태그플레이션 '주의보'

국제유가 급등과 세계경제 침체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마저 급등,국내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기간의 저금리로 유동성이 넘쳐 흐르는 상황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중국산 제품마저 가격이 올라 내년 국내 경제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3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3.5% 올라 한국은행이 관리하는 물가안정 목표치(3±0.5%)의 꼭지점에 도달했다.

이는 2004년 10월(3.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국내 물가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의미다.

식료품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신선식품지수도 10.8% 올라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공 및 개인 서비스 요금도 3% 이상 오르는 등 물가 불안이 서비스 분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수출상품 가격을 올리는 등 '인플레이션 수출국'으로 전락한 것도 부담이다.여기에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상승' 쪽으로 바뀐 것도 물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가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이 겹칠 경우 실업자가 늘어나고 저소득층의 생활고가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1980년대의 오일 쇼크 정도는 아니겠지만 중간 정도(mild)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