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행보는] BBK 올인했는데 … 鄭 최대위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 정체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BBK 중간수사 결과 발표로 믿었던 '한방'이 '헛방'으로 끝나면서 국면 전환의 계기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정 후보는 그동안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여겼던 'BBK 사건'에 올인해왔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위장 전입과 자녀 위장 취업 등 많은 호재를 사실상 포기하면서까지 BBK에 매달렸다.

TV 연설은 물론 신문 광고까지 온통 이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으로 채울 정도였다.그만큼 BBK에 대선 성패의 모든 것을 걸어왔던 터라 정 후보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대선을 불과 2주일 앞둔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이 후보를 추격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로선 정 후보는 '반부패 연대' 확대를 통한 '이명박 대세론' 허물기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한 범여권 지지층 결집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이에 따라 정 후보와 신당은 창조한국당,민주노동당과 함께 '이명박 특검법'을 발의해 BBK 이슈를 대선 막판까지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정 후보는 '반부패 전선'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정치적 리더십과 정국 주도력을 확보하는 한편 이 후보에 대한 대국민 불신을 자극해 국면 전환을 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부담이 적지 않다.이미 상당수 국민들이 네거티브 캠페인에 싫증을 내고 있는 상태여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 후보가 검찰 수사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정책 대결에 역량을 집중하는 게 오히려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후보는 또 전통적인 지지세력 결집을 위해 문 후보와의 단일화에 한층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시너지 효과를 위해 시점을 가급적 앞당겨야 하지만 시기와 방법을 둘러싸고 양측의 이견이 여전해 단일화로 정 후보가 판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