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외교 "北核 고비에 있다" ‥ 북.미 '신고기준' 대립

미국과 북한이 '핵신고'의 기준을 놓고 대립하면서 북핵 비핵화 협상이 고비를 맞고 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6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 강연에서 "북한 핵문제가 고비에 있다"며 "북한의 핵 신고 부분은 진전이 아직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인 목표 일자가 안 맞으면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해 비핵화 협상이 당초 계획보다 지체되고 있음을 시사했다.북한은 6자회담 10.3 합의에 따라 12월31일까지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해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때문에 중국이 나선 6~8일 6자회담 속개방침도 사실상 보류된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의 연내 속개는 어렵다"며 "지금 회담을 열면 북한 성토 대회가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의 신고서 제출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신고기준'을 놓고 미국과 합의가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이 플루토늄뿐 아니라 파키스탄 등에서 수입한 우라늄 농축 장비를 어디에 썼느지까지 신고서에 모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해명만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지난 3~5일 방북에서도 큰 성과가 없었다.힐 차관보는 북한 방문 직후인 지난 5일 베이징에서 "(북한의) 수입 기록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관련 프로그램을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만복 국정원장은 이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고위 인사의 내년 1,2월 중 남한 방문 가능성과 관련,"현재까지 이야기된 바로는 계획이 없다"며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왔을 때도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다만 북측에서 만나자고 제의하면 만날 수 있을 것이며,새 정부에 (북한을) 연결시켜주는 일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