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상품 '맞수 대결'

GS홈쇼핑은 최근 내비게이션 '아이리버 엔비'(39만9000원) 판매를 시작했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 아이리버가 내놓은 내비게이션으로 '30만원대에 TPEG(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 평생 무료' 조건을 내걸었다.내비게이션 1위 업체 팅크웨어의 '아이나비'(ES100모델 44만9000원)도 GS홈쇼핑의 주력 상품이다.

GS홈쇼핑은 두 제품의 독립적인 마케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전담팀을 달리했다.

품목별로 한개씩의 브랜드만을 팔아온 홈쇼핑 회사들이 라이벌 상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투톱 마케팅'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이 다양해지고 있는 점을 겨냥,품목별로 2개 이상의 브랜드 상품을 판매해 포화상태에 이른 홈쇼핑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라이벌 제품끼리 경쟁

GS홈쇼핑은 주력 김치상품이었던 '정드린 한성김치'(3만2900원)에 이어 남도 김치를 표방하는 '김수미 더맛 김치'(4만5900원)도 판매하기 시작했다.정장의류인 '론'(남성정장 21만8000원)과 '리포터'(23만8000원),침구 제품인 '피에르가르뎅'(퀸사이즈 극세사 7만9900원)과 '돈디'(퀸사이즈 극세사 5만9900원) 등도 함께 팔고 있다.

CJ홈쇼핑도 '투톱 상품'이 적지 않다.

디자이너 언더웨어로 '이신우·박윤정의 피델리아'(브라팬티 세트 12만9000원)와 '앙드레김의 엔카르타'(브라팬티세트 16만9900원),레저웨어로 '르꼬끄 스포르티브'(트랙수트 14만8000원)와 '엘레쎄'(트랙수트 10만9000원) 등이 대표적이다.현대홈쇼핑은 비데를 투톱 마케팅으로 팔고 있다.

2003년부터 '노비타 비데'(30만9000원)를 판매해온 현대홈쇼핑은 올초 '동양매직 비데'(19만9000원)를 내놓았다.

노비타는 고가로 편의성이 높은 반면 동양매직은 실속형 제품이어서 소비자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게 현대 측 설명이다.

장수돌침대의 '장수매트'(17만9000원)와 거영산업의 '구들장보료'(25만8000원)도 현대홈쇼핑이 판매하는 라이벌 제품으로 꼽힌다.

롯데홈쇼핑에서는 디지털카메라인 '삼성 케녹스'(19만9000원)와 '올림푸스 카메라'(29만9000원)가 주당 1.5회의 방송 편수를 기록하며 매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선택폭 확대해 매출 증대

투톱 마케팅은 한 가지 브랜드만 판매할 때보다 제품 매출이 더 늘어나는 효과를 갖는다는 게 홈쇼핑 회사들의 설명이다.

현대홈쇼핑의 기존 주력 비데판매제품인 노비타비데 매출이 올 들어 투톱 마케팅이 실시된 이후 10% 늘어난 게 대표적이다.

특히 제조업체들이 경쟁사 제품과의 비교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선보여 품질 향상을 불러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

소비자 선택의 폭이 확대되는 한편 마케팅 가열로 할인율이 커지는 것도 매출증대에 도움을 준다는 지적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실속형 고급형 등 시장 세분화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어 매출 증대에 적잖게 기여한다"고 말했다.임원호 GS홈쇼핑 디지털가전부문 상무도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려면 획일적인 상품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투톱 마케팅을 적용하는 품목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