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외환銀 인수 무산될듯"

HSBC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되고 국내 은행에 기회가 올 것이란 분석이 외국 신용평가회사에서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발표한 '한국 은행에 대한 2007년 상반기 실적 및 전망' 보고서에서 "HSBC가 지난 9월3일 론스타와 체결한 우선협상권 소멸 시한은 내년 4월 말이지만 그때까지 외환은행 매각 의혹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이에 따라 HSBC의 우선협상 권리는 소멸되고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던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등 다른 시중은행에는 다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피치는 지적했다.

피치의 이 같은 판단은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 등에 대한 법원 심리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데다,법원 판결 이전에는 인수 승인 여부에 대한 검토를 할 수 없다는 금융감독 당국의 입장을 종합 분석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피치는 다만 외환은행 인수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국민은행이나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론스타는 지난해 5월 국민은행과 계약을 맺었을 때는 외환은행 주당 매각가격을 1만5200원으로 정했지만 올 9월 HSBC와의 계약 때는 주당 1만8045원으로 높인 바 있다.

피치는 이와는 별도로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의 분리 매각은 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피인수 은행뿐 아니라 재정경제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허가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