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마지막 TV토론] 5대1 게임… BBK "이명박 사퇴하라"

16일 실시된 제3차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다른 후보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공개된 '광운대 강연 동영상'으로,정동영 후보는 참여정부의 '민생경제 파탄'으로 5 대 1의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토론회 초반에는 이명박 후보와 나머지 후보들 간의 'BBK 공방' 일색이었다.

가장 먼저 기조연설에 나선 이명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많은 네거티브,음해공작에 시달려 왔다"고 운을 뗀 뒤 "동영상과 관련해 30억원을 내라는 공갈 협박을 받았지만 단호히 거부했다"고 결백을 거듭 호소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재수사 검토 지시와 관련,"노 대통령은 중립을 지킬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이에 정동영 후보는 "끝내 실체적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면서 "오늘로서 한나라당은 두 번 죽었다.

10년 전 나라경제를 죽였고,오늘 그 당 후보가 스스로 거짓말쟁이임을 드러냈다"고 공세를 폈다.

이어 이명박 후보를 쳐다보며 "이명박 후보,광운대 갔었느냐? BBK 설립했다고 말했느냐?"고 물은 뒤 "그렇다면 이 자리에 앉아 있으면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이회창 후보는 "거짓말하고 탈법과 편법을 일삼은 후보가 어떻게 국가 지도자로 나설 수 있느냐"고 비판했고,문국현 후보는 "이 자리를 빌려 이명박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토론회 이후에 따로 만나서 대책을 협의하길 바란다"고 5자 연대를 제의했다.

주제토론에 들어가면서 공격의 표적은 이명박 후보뿐 아니라 정동영 후보 쪽으로도 옮겨졌다.

이명박 후보는 "정동영 후보는 말을 잘한다.설득력도 있는데 말에 책임은 지지 않는 것 같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한 것은 피해 버리고 잘한 것은 자기가 잘한 것이라고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문국현 후보도 "정동영 후보가 경제가 살아났다고 해서 정말 놀랐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직장을 갖고 싶다는 청년들의 절규가 200만명에 이르렀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호통을 쳤고,이인제 후보는 "정동영 후보는 깊은 반성과 사죄를 한 다음에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동영 후보는 "10년 전 IMF 터널을 빠져 나온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이야기한 뜻을 이해한다.아프게 새긴다"고 답변한 뒤 "이명박 후보는 경제정책을 이야기하기 전에,현 정부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의 '신용파탄'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인식/노경목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