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위조산업은 조폭의 21세기 금맥?

중국 삼합회,일본 야쿠자,러시아 마피아,이탈리아 카모라 등 국제 폭력조직들이 음악 CD나 DVD,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의 위조 산업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엔 지역 간 범죄처벌 조사기관(UNICRI)이 지난 1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마약이나 무기 거래 때 이용하는 유통 경로 등을 통해 위조품을 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국제 폭력조직이 위조 산업에 관심을 두는 가장 큰 이유는 짭짤한 수익 구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위조 소프트웨어의 생산비는 20유로센트에 불과하지만 판매할 때는 생산비의 200배가 넘는 45유로에 팔 수 있다.

반면 폭력조직들이 손을 대온 대마초의 경우 1g을 제조해 얻는 수익은 생산비(52유로센트)의 약 20배인 12유로에 불과하다.산드로 칼바니 UNICRI 소장은 "위조 산업은 조직 범죄의 21세기 금맥이 되고 있다"며 "특히 적발이 되더라도 마약이나 무기 거래에 비해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폭력조직들이 별다른 부담 없이 위조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위조는 '검은 돈'을 세탁하거나 다른 범죄를 위해 재투자하는 수익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위조품의 주요 제조 국가는 중국 태국 모로코 터키 등이다.유럽연합(EU)에서 적발된 위조품의 숫자도 갈수록 늘어 2000년에는 6800만개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1억2800만개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품목도 의류에서부터 핸드백 신발은 물론 DVD 장난감 의약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위조 산업이 정상적인 고용 시장을 위축시키고 탈세의 온상이 되면서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또 위조품의 안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2004년 중국에서는 가짜 유아용 이유식으로 13명의 아기가 숨졌으며,2005년에는 가짜 '라키'(터키식 증류주의 일종)로 2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마피아 담당 검사인 프랑코 주카렐리는 "위조품이 경제와 소비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세계인들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