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경영권 굳히기'나서

日 오츠카서 지분 1.99% 추가 매입 … 우호지분 30% 확보

올 들어 두 차례의 부자(父子)간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동아제약이 우호지분 확대를 통한 경영권 강화에 나섰다.동아제약은 합작사인 일본 오츠카 제약이 최근 동아제약 지분 1.99%를 추가로 매입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오츠카 제약이 보유한 동아제약 지분은 4.73%에서 6.72%로 늘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오츠카의 지분 매입은 동아제약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오츠카 제약은 1987년 동아제약과 합작법인인 동아오츠카(동아제약 지분 51%)를 한국에 설립,이온음료 등을 파는 등 20년간 동아제약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 10월 경영권 분쟁에서도 오츠카 제약은 강신호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강 회장은 지난달 13일 동아제약 지분 1000주(0.01%)를 추가로 매수했다.또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였던 차남 강문석 전 이사(보유지분 3.2%)와 유충식 이사(3.0%) 등도 지난 10월 임시주총 표 대결에서 패한 뒤 지난달 23일 강신호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겠다고 공시했다.

여기에 오츠카제약까지 동아제약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함으로써 강 회장 등 현 경영진이 보유한 우호지분은 30%에 육박하게 됐다.

이로써 동아제약은 외부로부터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됐다는 평가다.한편 오츠카 제약이 이번에 동아제약 지분을 추가 확보한 것은 동아제약이 '소(小)글로벌화'의 일환으로 구상하고 있는 '한.중.일 공동 연구개발(R&D)센터' 설립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은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10월 기자와 만나 "중국 일본 등의 제약사 등과 신약 공동 개발을 담당할 R&D센터를 중국에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의 상해의약집단과 일본의 오츠카 제약이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신약후보물질 발굴 및 임상시험은 동아제약과 오츠카제약이 담당하고,중국 시장 판매는 상해의약집단이 맡도록 한다는 게 동아제약의 구상이다.김원배 사장은 "중국 및 일본 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의 메이저 제약사로 도약한 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게 동아제약의 장기발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