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3.0 이젠 창조적 전환] (1부) ① 선진기업들 신사업 '머리 짜내기'

2006년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이리에에 있는 GE 운송사업부 본사에 20여명의 임원들이 모였다.

운송사업부의 3년치 사업계획을 세우는 중기 경영계획 회의가 열리는 날이었다.'IB(Imagination Breakthrough.상상력 돌파) 프로젝트'인 하이브리드 기관차가 안건으로 올랐다.

담당 임원의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됐다.

"하이브리드 기관차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소모되는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에 충전합니다.이렇게 저장한 에너지를 재활용해 현 최고 성능의 기관차보다 연료 소모는 15% 낮추고 배출가스는 50% 줄일 수 있습니다."

안건은 회의를 통과했고 하이브리드 기관차는 두 달 뒤 신흥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으로부터 310대,6억달러어치를 수주하는 개가를 올리며 운송사업부의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2001년 취임 후 신사업 발굴 수단으로 'IB'와 'DS(Dreaming Sessions.꿈의 회의)'를 도입했다.IB는 직원들의 아이디어 발굴 전략이다.

아이디어가 나오면 이멜트 회장 등 GE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사업화평가위원회에서 프로젝트를 선정,과감한 투자를 통해 집중 육성한다.

사업화평가위원회에서는 향후 3년 동안 1억달러의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혁신적 신사업을 검토한다.도심을 달리는 택시처럼 근거리를 비행기로 수송하는 에어택시와 필요한 곳에 물이나 전기를 빌려주는 렌털사업 등 80여개 프로젝트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

DS는 이멜트 회장 등 GE 수뇌부와 고객사 CEO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고객의 당면 현안과 미래의 시장 트렌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는 행사다.

2004년 미국 뉴욕주 알바니 GE 본사에서 열린 DS에선 "당신 회사가 앞으로 부딪칠 고민이 뭡니까"라는 질문에 "유가 등 화석연료 가격이 치솟는 반면 오염물질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어 문제"라는 고객사 CEO들의 답변이 나왔다.

환경과 에너지가 고객사들의 공통적 고민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2005년부터 시작된 GE의 전사적 친환경 전략인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Ecology와 Imagination의 합성어)'이 탄생했다.

2006년 GE 매출 1634억달러 가운데 7.3%인 120억달러가 친환경 발전 장비와 저공해 항공기 엔진 등 45개 에코메지네이션 인증 제품이 일으킨 것이다.세계적인 기업들은 이처럼 새로운 기회와 아이디어를 찾고 사업화하기 위한 독특한 절차와 과정을 갖고 있다.

알바니(미국)=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