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상도동, 엇갈린 새해맞이 표정

동교동과 상도동의 새해맞이 표정이 엇갈렸다.

범여권을 지원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민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감회는 다를 수밖에 없다.자연 자택을 찾은 인사들에게 상반된 주문을 내놓았다.

먼저 김대중 전 대통령은 1일 오전 동교동 자택을 방문한 오충일 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 등 대통합민주신당 지도부에게 "내가 정치하는 반세기 동안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진 것은 처음이다.

박정희정권이 탄압할 때도 이렇게까지 지지는 않았다"며 분발을 당부했다.김 전 대통령은 "잘 하라"는 말을 네 차례나 되풀이하며 답답한 심경을 나타냈다.

그는 "부모가 못난 자식 회초리를 때린 심정이지만 자식을 버린 것은 아니다.

국민이 애정을 갖고 있는 만큼 항상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상도동 자택에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김덕룡 김무성 이재오 의원 등 한나라당 인사를 맞이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시종 밝은 표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일 교수 등 청와대 시절 수석 및 장.차관들과는 오찬을 함께 했다.

김기수 비서실장은 "아침부터 현역 의원들이 많이 다녀가 안내하기에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올해는 예년보다 손님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다"며 "김 전 대통령은 손님들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 시대를 맞아 새롭게 시작하자'는 덕담을 건넸다"고 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연희동 자택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장세동 전 안기부장 등 500여명으로부터 신년 하례를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은 강 대표에게 "협심단결해서 당이든,나라든 잘 끌어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건강이 좋지 않은 노태우 전 대통령은 부인인 김옥숙 여사 및 자녀들과 함께 지방에 머물며 별도의 자택 개방 행사를 갖지 않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