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소매치기와 형사 애증의 파노라마 '무방비도시'

2006년 화투를 소재로 한 영화 '타짜'가 대박을 터트렸다.

출연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그보다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도박꾼들의 세계를 실감나게 보여준 것이 흥행 비결이었다.오는 10일에는 소매치기 이야기를 다룬 영화 '무방비도시'가 관객들을 찾는다.

그러나 이 영화는 소재보다 주연인 김명민과 손예진에 더 많은 눈길이 쏠린다.

김명민은 지난해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열연하며 영화계의 기대주가 됐다.작년 여름 개봉된 '리턴'이 '하얀거탑' 이전에 만들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 영화는 충무로의 러브콜을 받아 만든 사실상 첫 작품.손예진은 '클래식' '연애소설'에서 보여줬던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이번에 팜므파탈로 변신해 화제가 됐다.

소매치기 조직의 보스 백장미역을 맡아 광역수사대 형사인 조대영(김명민)과 애증의 악연을 맺는다.

'무방비도시'는 두 배우 모두에게 그들의 가치를 새롭게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금석인 것이다.하지만 아쉽게도 이 영화에서 두 배우의 연기는 큰 빛을 발하지 못 한다.

연기는 무난했으나 영화 자체가 소매치기들의 세계를 깊이 파헤치지 못한 채 그저그런(?) 범죄물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소매치기 엄마와 형사 아들,형사와 소매치기 보스의 러브 라인같은 상투적인 설정은 맥을 빠지게 만든다.애잔한 배경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과거회상 장면 역시 구태의연하다.

최근 혹평을 받은 설경구.김태희 주연의 '싸움'과 마찬가지로 명배우가 되려면 연기는 물론 작품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10일 개봉.15세 이상.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