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집중분석] (1) 송파구 거여·마천지구…'강남 유일' 뉴타운…2010년께 첫 분양

차기 정부가 서울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거듭 밝힘에 따라 뉴타운이 다시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재개발을 광역단위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뉴타운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현재 서울에서 추진 중인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은 모두 35곳이다.

이 가운데 해당 구청별로 개발기본계획이 이미 마련돼 주민공람절차까지 마친 9곳이 사업 진전이 빠른 편이다.

송파구 거여.마천을 시작으로 이들 뉴타운을 순차적으로 집중 조명한다.
송파구 거여.마천지구는 강남권에서 유일한 뉴타운이다.

이르면 2010년 주택이 첫 분양될 예정이다.

2016년까지 뉴타운개발이 마무리되면 강남에서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혔던 거여동.마천동 일대가 고층 주상복합,판상형.타워형 아파트,테라스하우스 등으로 어우러진 총 1만여가구의 '첨단 대주거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또 뉴타운 인근에는 2010년 대규모 물류단지인 문정동 동남권유통단지,2012년 송파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이 일대가 강남권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강남 유일의 뉴타운

뉴타운 부지는 송파구 동쪽 끝자락인 거여1,2동과 마천1,2동 일대에 걸쳐있으며 규모는 73만8000여㎡(22만3000여평)에 이른다.지하철 5호선 종점인 마천역을 품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송파신도시 예정지,동쪽으로는 마천 국민임대주택단지(2010년 완공) 및 청량산과 접해 있다.

이곳은 과거 1960~70년대 청계천과 세검정 등에서 철거민들이 밀려오면서 무허가건물과 불량주택이 밀집,강북권보다도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

서울시는 2005년 12월 3차 뉴타운에 이곳을 포함시켰으며,2006년 10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송파구청은 '거여.마천 뉴타운 재정비촉진계획안'을 마련,지난해 11월 주민공람을 마쳤다.

송파구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9일 "이달 중 주민공청회를 열어 다음 달에 서울시 개발계획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올 상반기에 서울시의 승인을 받으면 사업 속도가 빠른 구역은 2010년에 주택을 첫 분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개발되나

뉴타운 사업은 거여 2,3구역,마천 1,2,3,4구역,마천시장 등 총 7개 구역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거여 1구역은 재개발이 완료돼 뉴타운 구역에서 제외됐다.

송파구청은 우선 거여 2구역 뉴타운 진입부와 거여 3구역,마천 2,4구역 중 송파신도시 인접지역에는 고층 주상복합과 타워형 아파트를 대거 배치,뉴타운의 랜드마크 지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뉴타운을 관통하는 성내천 복개구간을 복원하고 하천 주변을 따라 타워형 아파트와 판상형 아파트를 섞어 지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성내천 및 인근 청량산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역동적인 스카이라인이 연출될 것으로 송파구는 기대하고 있다.

마천 1구역과 거여 2,3구역 일대는 생활편의시설 지역으로,연도형 상가와 저층아파트가 지어진다.

마천 1구역 일대 구릉지에는 테라스하우스(아랫집의 지붕이 윗집의 테라스가 되도록 경사지에 건립되는 연립주택) 단지가 조성된다.

녹지도 대거 확충된다.

성내천 복원구간을 따라 3곳,거여 2,3구역 일대에 2곳 등 모두 5곳의 공원을 새로 조성해 현재 0.2%인 녹지율을 9.9%로 늘릴 계획이다.

교통 여건도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한국토지공사는 마천역에서부터 송파신도시를 가로질러 지하철 8호선 및 분당선 환승역인 복정역까지 연결되는 노면전차(트램) 노선 신설을 추진 중이다.

주택은 2007년 10월 말 현재 7749가구에서 뉴타운 개발이 끝나는 2016년에는 1만1090가구로 40% 이상 늘어나게 된다.

기존 주택 중 1342가구만 남고 9748가구(임대주택 1754가구,분양주택 7994가구)가 새로 건립된다.

이 가운데 1800여 가구가 일반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주택 비율 높아 주민 반발

사업에 어려운 점도 있다.

우선 다른 뉴타운보다 2010년 이후에나 개발이 가능한 존치관리구역과 존치정비구역이 많아 사업기간이 그만큼 길어지는 한계가 있다.

같은 3차 뉴타운인 영등포 신길지구는 전체 16개 구역 가운데 존치구역이 한 곳밖에 안되지만,거여.마천은 5곳이나 돼 2010~2012년에야 촉진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개발계획안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송파구청이 지난해 11월 연 공청회는 주민들의 반대 시위로 중단되기도 했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은 소형주택 비율이 다른 뉴타운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 비율이 20% 수준이지만,이 뉴타운은 51%에 달한다.

이에 따라 다른 뉴타운이 최대 40%까지 배정하는 85㎡ 초과 중.대형 비율이 14%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송파구청은 "소형평형을 주민공람에서 제시된 비율보다 최대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값 이미 많이 올라

집값은 이미 '뉴타운 프리미엄'이 반영돼 인근 지역보다 크게 높다.

대지 지분 33㎡(10평)짜리 다세대.다가구가 3.3㎡(1평)당 4000만~4700만원으로 인근 거여1동 비(非)뉴타운 지역의 같은 규모 다세대.다가구 시세(2000만~3000만원)의 최고 2배 수준이다.

그러나 2006년 10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된 이후에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

20㎡(6평) 이상 지분(토지)을 매입하려면 기존 주택을 팔고 3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매수세가 달라붙지 않고 있다.뉴타운 지역 안에 있는 뉴스타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06년말까지만 해도 뉴타운 내 주택거래가 한 달에 100건가량 됐지만 최근에는 월 10건 정도밖에 안되며 가격도 정체 상태"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