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펀드, 수익률 괜찮아도 세금은 따져봐야"

"엄마가 이 돈 잘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우리 아들 크면 줄께."
"싫어 싫어. 엄마 작년에 가져간 돈은 어디 있어? 이건 내가 쓸 거야."

설날이나 명절때 어린이들이 세뱃돈을 받고 나면, 이 같이 부모들과 재미있는 실강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부모들 대부분은 어린 자녀를 보면서 '대학 들어갈 때 준비할 겸 이런 아까운 돈들 모아서 적금이라도 가입해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9일 자산운용협회와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이 10억원 이상인 어린이 펀드는 20개에 이르고, 100억원 이상의 펀드도 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우리아이 3억만들기 주식 G1'은 지난 2005년 4월에 설정된 후 순자산액이 지난 9일 8499억원까지 늘었고, '미래에셋 우리아이적립형주식G K-1'도 순자산액 4062억원을 헤아린다.

또 SH운용의 'Tops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주식1'과 NH-CA운용의 '농협CA아이사랑적립주식1'도 순자산액이 각각 1494억원, 1386억원에 달한다. 수익률도 일반주식형펀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9일 현재 1년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Tops엄마사랑~'은 56.19%이며, '농협CA아이사랑~'은 49.44%, KB운용의 'KB캥거루적립식주식'은 48.91%에 달한다. '미래에셋 우리아이 3억~'과 '미래에셋 우리아이적립식~'도 각각 45.51%, 43.63%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손명철 펀드애널리스트는 "어린이펀드는 운용방식이나 수익률 면에서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와 큰 차이는 없다"면서 "다만 어린이 대상의 경제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과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실제 미래에셋은 펀드 보수 중 일부를 기금형식으로 적립해 다양한 경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연2회 중국 상하이에서 '미래에셋 글로벌리더대장정'을 열고, 1~6세 영유아 놀이교육 프로그램인 '짐보리와 함께하는 미래에셋 엄마랑 아빠랑'을 비롯해 어린이용 웹진을 발행하고 있다.

SH도 어린이 경제교육 사이트를 운영하고, 어린이캠프도 개최한다.SEI에셋자산운용의 '에듀케어학자금주식'은 연세대학교 및 교보문고와의 제휴를 통해 교보 '에듀케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발달진단 및 진로지원 서비스, 만화 운용보고서와 각종캠프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 수익률과 혜택의 이면에는 '세금'이라는 복병이 있다. 바로 증여세.

미성년자일때는 1500만원까지, 미성년기를 넘어서면 3000만원까지 증여공제가 되지만 이 한도를 초과했을 경우에는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

대통합민주신당의 오제세 의원측은 "미국은 이미 2001년부터 교육비마련저축에는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2002년 Child Trust Fund (어린이 펀드)에 대해 세제혜택 및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초등학생의 저축률이 4배 행상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이어 "우리도 자녀교육비 마련저축에 대해 원금 4000만원과 매월 100만원 한도내에서 비과세를 추진하고, 연 300만원 범위내에서 법정대리인의 소득을 공제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